등골 오싹하게 만든 '수리남' 실제 주인공, 현재 이렇게 살고 있다
2022-09-1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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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바탕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인기 몰이 중
실제 사건 주인공 '마약 밀매범' 조봉행 근황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실제 사건의 주인공인 마약 밀매범 조봉행의 근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리남'은 남아메리카 국가 수리남에서 민간 사업가 강인구(하정우)가 한국인 마약상 전요환(황정민)을 검거하기 위해 국가정보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6부작 드라마다. 실제 1990년대 말~2000년대 초까지 수리남에서 대규모 마약 밀매조직을 운영한 한국인 마약왕 조봉행의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했다.
조봉행은 1980년대에 선박 냉동 기사로 일하며 8년 정도 수리남에 거주했다. 그는 1994년 사기 혐의로 수배되자 수리남으로 도피했다. 1995년 수리남 국적을 취득하고 현지에 생선 가공공장을 차렸다. 어업회사에 세금 없이 제공되는 면세유를 돈을 받고 밀매했지만, 수입이 줄어들자 남미 최대 마약 카르텔 조직 '칼리 카르텔'과 손을 잡고 마약 사업을 벌였다.
마약 사업은 빠르게 커졌고, 조봉행은 수리남의 고위 정치인, 군 관계자와도 친밀한 관계를 맺게 됐다. 심지어 수리남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었다고 한다.
조봉행은 주부, 대학생 등 현지 한국 교포들을 포섭해 마약을 보석 원석이라 속여 돈을 주고 운반하게 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 대부분은 현지에서 마약 운반 혐의로 체포되거나 구금됐다.

결국 조봉행은 2005년 인터폴 수배명단에 올랐다. 이에 국정원과 검찰은 2007년 조봉행 체포를 위해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국정원은 당시 수리남에서 사업을 하다 조봉행 때문에 피해를 본 K 씨를 설득해 그를 마약 거래 브로커로 위장시켰다. K 씨는 조봉행 부하들과 함께 한집에서 생활하며 국정원과 몰래 연락을 주고받았다. 한번은 조봉행 부하에게 정체가 발각되며 위기에 몰렸지만, K 씨는 오히려 큰소리를 내며 기지를 발휘해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이에 대해 K 씨는 과거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정말 '이젠 죽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이상하게 갑자기 마음이 차분해졌다. 지금 보면 나도 이해가 잘 안된다. 내친김에 '어차피 이 길밖에는 없다'는 생각으로 조봉행을 불러 거꾸로 큰소리를 쳤다. 그게 먹혀 들어가 간신히 위기를 모면했다"고 털어놨다.

K 씨는 '후회한 적은 없었냐'는 질문에 "국정원에 협조를 약속하고 수리남에 있을 때 아내와 아이들 생각이 참 많이 났다. 혹시 내가 잘못되면 가족들은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들 때면 '괜한 일에 뛰어들었나' 하는 후회도 하곤 했다. 하지만 이미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에 계속했다"고 말했다.
이후 조봉행은 국정원이 계획한 가상의 마약 구매자와 2009년 7월 23일 상파울루 구아룰류스 국제공항에서 마약 거래를 약속했고 국정원은 브라질 현지 경찰과 잠복해 그를 체포했다. 조 씨는 범죄인 인도 결정으로 한국으로 압송됐다.
2년 뒤인 2011년,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배준현 부장판사)는 일반인을 운반책으로 모집해 대량의 코카인을 남미에서 유럽으로 밀수한 조봉행에 대해 징역 10년, 벌금 1억 원을 선고했다. 현재 조봉행은 출소 후 수리남으로 돌아가 조용히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