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여교사와 학우의 부적절한 관계를 권익위에 제보했는데 들켜버렸네요

2022-09-24 08:24

add remove print link

제보 학생 “담임이 학우에게 스킨십”
“내 투서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 Hanna Katanska-Shutterstock.com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 Hanna Katanska-Shutterstock.com

최근 대구에서 여교사가 자신이 근무하던 고등학교의 남자 제자와 성관계를 맺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었다. 그런데 이 사건 이후 여교사-남학생 간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제보의 신빙성은 검증되지 않았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쌤(선생님)이랑 카톡 했는데 X 된 거임?'이라는 질문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에펨코리아 등 다른 커뮤니티로 번졌다.

게시글에는 글쓴이인 남고생 A군이 학교 담임 선생님인 B 교사(여)와 나눈 카톡 대화를 갈무리한 사진이 담겼다.

디시인사이드
디시인사이드

카톡 내용을 보면 B 교사가 먼저 A군에게 "혹시 나한테 할 얘기 있지 않니?"라며 대화를 청한다.

A군이 "무슨 얘기요"라고 반문하자, B 교사는 거두절미하고 바로 C군 얘기를 꺼낸다.

"OO(A군)가 오해한 것 같은데, 나는 C군과 그런(?) 사이가 아니다. C군이 착해서 그런 거다(그렇게 대해 준 거다). 집도 학교랑 조금 머니 유도리(융통성) 있게 봐준 거다"라고 말한다.

문맥상 B 교사가 C군과의 관계 및 C군에 대한 특혜 의혹에 대해 A군에게 해명한 것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B 교사는 "쌤은 이미 남자친구 있으니까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나랑 사이좋게 지내는 센스 알지? ㅋㅋ"라고 A군을 달랜다.

A군이 "네. 죄송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이자, B 교사는 "푹 쉬고 월요일에 자가격리 끝나면 늦지 말고 등교해라. 혹시 선생님(나)에게 바라는 점 있으면 카톡 보내라"라고 다독였다.

코로나 확진으로 집에서 자가격리 중인 제자에게 여자 담임교사가 자신의 불미스러운 일에 관한 소명 카톡을 날린 것이다.

글쓴이에 따르면 이 아리송한 대화의 실상은 이렇다.

- B 교사는 A군의 친구인 C군과 거의 자주 같이 등교하면서 지각한다.

- 청소 시간에도 B 교사는 C군과 수다를 떤다.

- B 교사는 C군을 맨날 귀엽다면서 스킨십을 한다. 심지어 자기가 먹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C군에게 먹어보라고 권유했다.

이런 정황을 근거로 A군은 B 교사가 C군과 '교제가 의심된다'며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민원 포털 '국민신문고'에 제보했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B 교사가 A군에게 무언의 항의 카톡을 보낸 것이다. A군으로서는 국민신문고 민원 때문에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고초’를 겪은 셈이다.

전후 사정을 디시인사이드에 알린 A군은 "다음 주에 학교 가면 X 될 거 같다"며 투덜댔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 panitanphoto-Shutterstock.com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 panitanphoto-Shutterstock.com

실제 B 교사와 C군이 부적절한 관계였는지 또 그렇게 학우들에게 비쳤는지는 알 수 없다. A군이 과민 반응했을 수도 있다.

문제는 고발자인 C군의 신상 유출이다. A군이 국민신문고에 투서한 것을 피고발자인 B 교사가 어떻게 알아챘느냐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때의 청와대 국민청원이나 현 정부의 대통령실 국민제안과 달리 국민신문고 민원 내용은 당사자만 볼 수 있다. 공개든 비공개든 다른 사람은 신청자의 기본정보를 전혀 볼 수 없게 돼 있다.

하지만 종종 답변에 신청자의 정보가 같이 있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한 권익위가 민원 처리 기관인 학교 측에 민원 내용을 통지하면서 A군의 신상이 공개됐을 수 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