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노조 “퇴직 후에도 차 30% 싸게 살 수 있게 해달라” 잔업거부 선언

2022-09-2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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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이상 근무한 퇴직자 대상 '평생 사원증' 제도
할인 폭 25% 축소·75세 연령 제한에 노조 반발

기아 'The 2023 EV6' / 기아
기아 'The 2023 EV6' / 기아

기아 노사가 2년마다 신차를 30% 할인해주는 '평생 사원증' 제도 축소를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전날 3차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 회의를 열고 특근을 거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안전사고를 제외한 모든 협의를 중단키로 했다.

기아는 현재 누적된 신차 출고 대기 해소를 위해 주말 특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노조의 이같은 결정으로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기아 사옥 전경. / 기아
서울 서초구 양재동 기아 사옥 전경. / 기아

앞서 기아 노사는 지난달 30일 10차 본교섭을 통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 합의안에는 ▲기본급 9만8000원 (호봉승급분 포함) ▲경영성과금 200%+400만 원 ▲생산·판매 목표 달성 격려금 100% ▲품질 브랜드 향상 특별 격려금 150만 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상품권 25만 원 ▲수당 인상을 위한 재원 마련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지난 2일 시행된 노조 찬반투표에서 임협만 찬성률 58.7%로 가결되고, 단협은 찬성률이 41.9%에 그쳐 부결됐다. 기아는 임협과 단협안 중 하나라도 부결될 경우 재협상을 하게 된다.

부결 원인 중 핵심은 '평생 사원증' 제도의 축소다.

기아는 25년 이상 근무한 퇴직자에게 2년마다 한 번씩 각 25%, 30% 할인된 가격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평생 사원증' 제도를 통해 차량 할인 혜택을 제공해왔다.

이번 임단협에서는 평생 사원증 제도의 혜택 연령을 75세까지로 제한하고, 할인 폭도 차 가격의 25%로 낮췄다. 대신 임금피크제에 따라 59세 근로자 기본급의 90%를 주던 60세(정년) 임금을 95%로 올렸다.

하지만 고참 직원들이 퇴직 후 혜택이 줄어든다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결국 합의가 불발됐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할인제도를 원하는 이유에 대해 회사 내 직원들의 피라미드 연령분포 구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기아 국내 임직원 구성을 보면 지난해 기준 50세 이상이 1만8874명으로 전체 직원(3만4014명)의 과반이다. 전체 임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22년 2개월에 달한다. 근무한 기간보다 앞으로 근무할 기간이 짧게 남은 노조원들이 많아 퇴직 후 혜택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 Jonathan Weiss-Shutterstock.com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 Jonathan Weiss-Shutterstock.com
home 김하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