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 집안의 현직 의사다... 다들 호구 같아서 돈 안 날리는 법 알려준다”
2022-10-09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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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사 알아본 사람은 들어봤을 곳”
“돈만 왕창 내고 성과 없는 분들 많아”
결혼정보회사(이하 결정사)를 운영하는 집안 출신인 현직 의사가 결정사에 등록해야 할 사람과 하지 말아야 할 사람을 적나라하게 나눴다.

직업이 의사인 누리꾼 A씨는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결정사 가기 전에 꼭 보고 가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A씨는 "우리 집안을 결정사 좀 크게 한다. 누구나 아는 곳은 아니지만, 좀 알아본 사람은 들어봤을 법한 곳"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오는 분 중에 돈만 왕창 내고 서비스 제대로 못 받고 가시는 분들이 많아 안타까워서 쓰는 글"이라며 다양한 팁을 남겼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결정사에 가야 하는 사람과 안 가도 되는 사람의 기준
가야 하는 사람 : 집에 돈이 많거나 직업이 좋아서 상대방도 비슷한 급으로 맞추고 싶은 사람, 혼기 가득 차서 자연스러운 만남이 어려운 사람, 주변 환경이 남초(남자 위주 집단)나 여초인 사람
안 가도 되는 사람 : 평범한 집안이나 직업인 사람, 비슷한 급보다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은 사람, 드물더라도 주변에서 소개팅 들어올 만한 사람
2. 매니저에게 원하는 걸 구체적으로 말하기
매니저한테도 낯 가리거나 좋은 이미지 지키려고 제대로 말 못하는 사람 은근히 많다. 비흡연자를 원하면 '비흡연자면 좋겠어요'가 아니라 '흡연하는 사람은 절대 안 돼요'라고 말하는 게 좋다.
3. 본인 위치 제대로 알고 가기
여성분은 보통 연상에 본인보다 좋은 직업의 남성을 원한다. 근데 나이 격차보다 직업 격차가 훨씬 커서 상대 남성이 안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직업적인 차이가 너무 나면 그냥 엔조이로 만나다가 버림당하는 경우가 많다. 남자든 여자든 바보온달이나 신데렐라 꿈은 버리시는 게 맞다.
4. 가입 비용 및 후기 탐색
아무 데나 덜컥 가입하지 마라. 얼마에 몇 번 정도인지 이용 후기 잘 보고 가입해라. 업체별 가격도 천차만별이고, 돈 받으면 갑자기 갑으로 돌변하는 매니저들도 종종 있다.
5. 매니저한테 잘 보이기
'내가 돈 내는데 매니저한테까지 잘 보여야 하냐'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1000원짜리 가나 초콜릿이라도 주면 뭔가 더 신경 써서 해주게 되는 것 같다. 필수는 아니다.
6. 자신에 대해 잘 알기
자기를 잘 알아야 좋아하는 이성도 어떤 스타일인지 알 수 있다. 회계사는 도전정신과 목표의식, 공무원은 안정성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해서 상대방 직업을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가령 증권사 IB(투자은행) 업무를 보는 사람을 원하는데 술 너무 많이 마시는 사람은 싫다는 소리는 맞지 않는다.
7. 나이
남자든 여자든 30대 중반이 돼 가면 인기가 떨어지는 거 같다. 와인이니 과일이니 헛소리는 하지 말자. 젊을 때 연애하고 결혼해라.
8. 직업 등급
인터넷에 도는 자료는 너무 세분화돼 있다. 또 결혼적령기에 가질 수 없는 직업(대기업 임원, 인서울 4년제 정교수 등)도 명시돼 있는데, 우리 회사의 등급은 다음과 같다.
1티어(100점)
전문의, 판사, 검사, 대형 로펌 변호사, 행정고시 재경직 사무관, 외국계 증권사IB
2티어(97점)
일반의, 치과의사, 한의사,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빅4), 감정평가사(남자, 대형 로펌 본사 한정), 행시 사무관(재경직 제외), 기술사무관 전 직렬
3티어(94점)
개국 약사, 수의사, 한국은행, 금감원, 개업 삼무사(세무사·노무사·법무사), 감정평가사(여자·지사), 증권사 IB 및 PB, 자산운용사 운용직
4티어(80점)
경찰·소방 간부(6급), 미개업 삼무사, 상위 대기업·공기업 종사자, 7급 국정원·감사원 등 상위 직렬, 파일럿
5티어(70점)
초·중·고등학교 교사, 대기업·공기업 종사자, 7급 공무원 대부분 직렬, 대형병원 간호사
6티어(60점)
중견 기업 종사자, 9급 공무원 전 직렬, 일반 간호사, 승무원 등
이 밑으로는 결정사 가입할 의미가 없다. 직업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돈 내고 얻어갈 게 현실적으로 없다. 직업 순위가 아니라 그저 결혼 적령기 이용자의 선호도에 따른 분류 체계일 뿐이니 오해하지 마라.
A씨는 마지막으로 "비가 와 환자가 없다. 심심해서 작성해봤다"고 밝히며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