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날 줄 몰랐다“ 카카오 부사장 해명에 부글부글 끓는 여론, 꽤 심각하다
2022-10-1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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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식당도 소방 점검 받는다” 비아냥
10년 전 사고 때는 ”어서 돈을 많이 벌어서“

"화재라는 것은 예상할 수 없는 시나리오였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등 생활 전반에 깊숙이 침투한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들이 주말에 먹통이 되면서 소통의 불편을 넘어 경제·사회 활동마저 올스톱되는 참사가 빚어졌다. 그런데도 사태를 초래한 카카오 측은 '화재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변명성 입장을 내놔 빈축을 샀다.


카카오 양현서 부사장은 화재가 발생했던 15일 SK(주)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버 3만2000대가 전부 다운되는 것은 IT업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화재는 워낙 예상을 못 한 시나리오였기 때문에 대비책이 부족하지 않았나 보고 있다"고 했다.
역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IT 서비스 먹통 사태의 원인은 화재라는 돌발 변수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같은 데이터센터를 쓰는 네이버는 달랐다. 쇼핑라이브 같은 일부 서비스가 중단됐지만, 카카오처럼 장시간, 대규모 '셧다운'은 없었다.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면피식 해명은 카카오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누리꾼들은 "유체 이탈 화법", "개그 하냐?", "중소기업이 따로 없네", "사과하러 나온 건지 국민 빡치게 하려 나온 건지" 등 불쾌하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포털 뉴스 사이트 댓글란에서도 “화재 발생도 재난 시나리오에 들어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서버실 화재를 (재난으로) 예상 못했다면 어떤 것이 위기관리 대상이냐” 등의 반응이 나왔다. “식당도 소방 점검 받는다”는 비아냥의 목소리도 있었다.
누리꾼들은 10년 전 유사 사고 발생 때 카카오 측의 얄미운(?) 대응 방식도 소환하며 분노 강도를 키우기도 했다.
카카오는 2012년 4월 데이터센터의 전력 문제로 4시간 동안 먹통이 된 적이 있다.

당시 카카오가 내놓은 해결책은 "어서 돈을 많이 벌어서 대륙별로 초절전 데이터센터를 분산 가동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두고 국민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느냐는 반발을 불렀었다.
그나마 이런 약속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듯하다.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비상용 백업 시스템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 6조1000억원, 영업이익 5900억원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