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매니저가 인스타그램에 좀 화가 난 듯한 글을 올렸다

2022-10-1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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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갑니다… 더이상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시길”
BTS 군복무 놓고 벌어진 거센 공방에 불만 표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매니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매니저 송호범은 17일 인스타그램에서 진을 시작으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순서대로 입대한다는 소식을 전하는 기사를 소개한 뒤 “네, 갑니다. 더이상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시길”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는 이날 입장문을 발표해 "진이 이달 말 입영 연기 취소를 신청하고 이후 병무청의 입영절차를 따를 예정"이라고 했다. 1992년생인 진은 만 30세다.

진은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연기 추천을 받고 올해 말까지 입대가 연기된 상태였다. 입영연기를 자진 철회하면서 진은 입영통지서가 나오는 대로 현역으로 입대한다.

빅히트는 다른 멤버들도 각자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입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 병역법은 병역특례가 가능한 예술, 체육 분야 특기를 가진 사람에 대중문화 예술인을 포함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K팝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를 기록하는 등의 성과를 거둔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위해 대체 복무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왔다.

방탄소년단(BTS) / 방탄소년단 페이스북
방탄소년단(BTS) / 방탄소년단 페이스북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대한민국을 빛낸 방탄소년단이 대중문화예술인이라서 병역 특례 대상이 아닌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우승해도 면제를 해주는데 빌보드 어워드, 아메리칸 어워드, 그래미 어워드에서 우승해도 대체복무를 안 해주는 게 형평성에 맞느냐고 지적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입대 문제를 두고 정부 부처의 입장은 확연히 갈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체로 병역 특례를 줘야 한다는 입장에 가까웠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방탄소년단 멤버 진이 입영 연기를 할 수 있는 12월 안에 입장을 확정하겠다는 뜻을 최근 밝히기도 했다.

반면 국방부·병무청은 병역 특례에 부정적이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월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병역 자원이 급감해서 병역특례 대상자를 줄이고 있는 측면, 병역의무 이행에 대한 공정성과 형평성의 가치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기식 병무청장도 같은 자리에서 “WBC에서 한국이 2위로 입상했을 때도 요구가 있었으나 들어주지 않았고 현재 법령 체계를 가져오고 있다”라며 병역특례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방탄소년단이 입대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병역 의무 이행을 둘러싼 정치권과 사회의 공방이 가라앉게 됐다. 반대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정부도 부담을 덜게 됐다. 송호범이 “네, 갑니다. 더이상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시길”이라고 말한 것은 방탄소년단 군복무를 두고 벌어진 거센 공방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표출한 것으로 읽힌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