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R 했는데 살리지 못했다…” 이태원에 있었던 배우, 처절했던 순간 털어놨다

2022-10-3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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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서 쓰러진 시민 살리기 위해 CPR 하며 안간힘 썼던 배우
배우 윤홍빈, 당시 상황 세세히 털어놓으며 아쉬움 토로

배우 윤홍빈이 쓰러진 시민을 살리기 위해 CPR을 하는 등 긴급했던 이태원 현장을 세세히 전했다.

배우 윤홍빈 / 이하 윤홍빈 인스타그램
배우 윤홍빈 / 이하 윤홍빈 인스타그램

윤홍빈은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참사는 함께 아파하고 애도해야 할 사건"이라는 장문을 게재했다.

이날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핼러윈을 즐겨보자는 생각에 이태원을 갔었고, 참사를 눈앞에서 겪었다"며 "원래도 사람 많은 걸 좋아하지 않았지만 한 번쯤 축제를 즐겨보자는 생각이었고, 새로운 경험에 들떠 이태원에 도착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메인 거리는 그야말로 카오스였고, 여자친구와 거리를 떠밀려 다니며 위험하다는 말을 수십 번 했다"며 "밀지 말라는 고성과 밀라는 고성이 뒤섞였다. 경찰은 큰 대로변에만 배치돼 있었고, 세계음식거리에는 경찰들이 아예 없이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뒤섞여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리저리 밀리며 넘어질 뻔하기를 수십 번. 옆에 있던 여자분이 넘어져서 일으키려 시도를 했는데 사람들은 (여자분이) 넘어진 게 보이지 않아 계속 밀려 내려갔다"며 "겨우 소리를 질러 여자분을 끌어 일으켜 다시 세웠고, 빠져나가기 위해 수십 분을 노력해야만 했다"고 밝혔다.

윤홍빈은 "예약한 술집에 들어가 한 시간 정도가 흐른 후 담배를 태우기 위해 밖에 나가자 사람들이 1~2명 실려 나가기 시작했다"며 "보자마자 압사 사고를 예측할 수밖에 없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실려 나가고 더 이상 구급차로 실을 수가 없어서 골목에 사람들을 내려놓고 CPR을 실시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경찰이나 구급대원의 인력이 부족해서 저도 바로 달려가서 CPR을 실시했다. 20분 넘게 CPR을 실시하고 어떻게든 의식이 돌아오기만을 함께 울면서 간절히 기도하며 처절하게 실시했다"며 "제가 CPR을 실시하던 거리에서 의식이 돌아온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었다. 제가 살리려 노력했던 분도 결국 살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하 뉴스 1
이하 뉴스 1

그러면서 "경찰분들이 대로변이 아닌 실질적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거리에 들어와 있었으면 예방이 가능했다"며 "경찰분들이 너무나 힘들고 고생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기에 그저 배치를 잘못한 사실이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제발 모두가 두 번 다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뼈저리게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29일 서울 이태원 일대에서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규모 참사가 일어났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30일 오전 10시 기준 사망자는 151명, 부상자는 82명으로 집계됐다.

윤홍빈 인스타그램
윤홍빈 인스타그램

한편 윤홍빈은 지난 2010년 데뷔 후 영화 '암살', '시간이탈자', '인질' 등에서 단역을 맡으며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배우다.

home 이재윤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