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에 껴서 선 채로 호흡 곤란, 얼굴색 변하는 사람들”…이태원 참사 현장
2022-10-3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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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사고 현장 담긴 풀영상 나와…2~3차례 반복된 밀림 현상
이태원 참사, 충격적인 사고 당시 모습 담긴 영상 나와
이태원 참사로 154명이 사망한 가운데 압사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풀영상이 나왔다.
31일 '위키트리'가 이태원 참사 풀영상을 분석한 결과 골목이 정체되고 참사가 일어나기까지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해밀턴 호텔 옆 골목은 폭 3.2m, 길이 40m의 경사로다. 이태원역 1번 출구와 근접해 있으며 술집가와 지하철역을 오가는 통로이기도 하다.


이날 사고 당시 상황은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이 경사로 골목은 지난 29일 오후 9시~10시쯤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정체되기 시작했다. (영상 12분) 술집가에서 내려오는 사람들과 지하철역에서 올라가는 사람들이 뒤엉킨 것이다. 급기야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람들 사이에 껴서 이리저리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기도 했다.


그로부터 5분 후 골목은 완전히 정체됐다. (영상 16분) 이곳의 상황을 알 리가 없는 뒤쪽 사람들은 계속해서 전진했고 경사로 쪽에서는 "밀지 마세요", "아파요", "사람이 넘어졌어요", "숨을 못 쉬겠어요" 등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영상 20분) 이 같은 밀림 현상은 약 10분간 2~3차례 반복됐고 이 과정에서 몇 명의 사람들은 양쪽 상점으로 힘겹게 탈출하기도 했다. (영상 28분)
이때 경사로 아래에 있던 사람들이 뒤에서 미는 힘에 의해 넘어졌다. 앞쪽에는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겹겹이 쌓여 있었고 그 앞에는 경찰들이 바닥에 깔린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손을 잡아당기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 뒤에 서있던 사람들은 인파에 껴서 얼굴색이 창백하게 변하며 정신을 잃기도 했고 몇몇은 울부짖으며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영상 32분)
골목이 정체되는 데는 5분, 대규모 참사로 이어지기까지는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심각한 상황임을 인지한 사람들이 "뒤로"라고 계속해서 외쳤지만 수백 명의 사람들을 통제하기란 쉽지 않았다. 심지어 인파 속에 서 있다가 압력에 의해 얼굴색이 파랗게 변하는 사람들, 이미 정신을 잃고 눈이 뒤집힌 사람들까지 보였다.


이 사고 현장에 있던 목격자나 생존자들 사이에서는 20대 남성 5~6명 무리가 고의로 밀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골목 위쪽에서 "밀어! 밀어!", "우리 쪽이 더 힘세"라는 말이 나온 뒤 순식간에 내리막길에 있던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넘어졌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인 묘사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일제히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을 지목하고 있다.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고의로 밀기 시작한 남성들은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고의 상해나 살인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해 등이 죄목으로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이날 이태원 일대에는 1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고 경찰 수사가 진행된다 해도 민 사람을 특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 실제 범죄 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경우 반발 여론이 생길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사고로 154명이 숨지고 149명이 부상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