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이 비통함 머금고 SNS에 올린 라디오 오프닝 멘트 (전문)
2022-11-0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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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 라디오 '허지웅쇼' 오프닝 멘트 게재
이태원 사고에 비통한 심경 전해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이태원 사고에 대해 비통한 마음을 표현했다.

허지웅은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라디오를 여는 글을 쓰려고 새벽부터 앉아서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라며 장문을 게재했다.
그는 "아직 나 스스로가 평정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체 무엇에 대해 글을 쓸 수 있고, 쓰더라도 어떤 쓸모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최가 없으면 시민의 자격을 상실하는 세계의 한가운데서. 할 만큼 했고 책임질 게 없다는 말 잔치의 홍수 속에서. 정작 내 입과 손끝에서는 쓸모 있는 말이랄게 모두 사라져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라고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또 파스칼 키랴느의 소설 '세상의 모든 아침'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음악은 말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 그저 거기 있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윌리엄 볼컴이 아버지를 추모하기 위해 작곡한 '우아한 유령'으로 오프닝을 대신한다"라며 마무리했다.


허지웅은 SBS 러브FM '허지웅쇼'를 매일 오전 11시 진행하고 있다. 허지웅이 올린 글은 프로그램의 오프닝 멘트로 쓰여진다.
앞서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인근에 약 10만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대형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인명 피해는 1일(오후 12시 기준) 사망자 156명, 중상자 29명, 경상자 122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5일까지를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