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방배동 30억 아파트 “아이들 소리 시끄러우니 놀이터 없애자”

2022-11-0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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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 간 갈등 빚어진 서울 고가의 아파트 단지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에서 일어난 놀이터 이용 금지

한때 30억 원에 달하던 초고가 아파트 단지에서 입주민 간 갈등이 빚어졌다.

방배그랑자이 전경 / 호갱노노 사이트
방배그랑자이 전경 / 호갱노노 사이트

머니투데이는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방배 그랑자이 아파트에서 어린이집과 어린이 놀이터 시설 사용을 두고 주민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2일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시끄럽다는 이유로 놀이터 사용을 금지해달라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이런 금지 조치가 잘못됐다고 지방자치단체에 민원을 넣으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서초구청은 방배 그랑자이 입주민 A 씨가 지난 9월 입주민대표회의에서 어린이집 아이들의 놀이터 출입을 금지해달라는 안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너무 시끄럽다는 이유였다. 이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은 서초 구립으로, 지난해 10월 개원했다. 입주민과 주변 지역 거주민들의 아이들이 다니는 시설로, 정원은 0세부터 만 5세까지 60여 명이다. 이 안건이 입주민대표회의에서 통과돼 아이들은 놀이터 이용을 못 하게 됐다.

그러나 다른 입주민 B 씨가 구청에 해당 조치를 풀어달라고 민원을 제기해 현재는 아파트 단지 놀이터 이용 제한이 풀린 상태다. 다만 입주민 간 갈등이 전부 해소된 것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들끼리는 여전히 다툼이 있다. 일부 입주민은 "이 아파트가 얼마짜린데 조용히 다녀라", "학원 차량이 단지 내에 다니면 공기가 오염이 된다" 등의 항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방배 그랑자이는 방배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다. 지난해 7월 전체 8개 동, 756세대로 준공됐다. 학군이나 교통 등 우수 주변 여건으로 한때 전용면적 84㎡가 30억 원 안팎에 거래돼 방배동 일대 초고가 단지로 주목받았다.

한편 지난달 경향신문에서는 "어린이가 놀 곳이 없다"는 내용으로 도시 내 놀이 시설의 부족 현상에 대해 조명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의 어린이 놀이시설은 7만8171개(올해 10월 기준)이고, 놀이터를 주로 이용하는 만 12세 이하 인구는 503만4584명(올해 8월 기준)이다. 대략 어린이 64명당 한 개의 시설에서 놀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어린이는 놀 곳이 없다고 한다. 전국 놀이터 중 52%에 해당하는 4만1263개 시설은 아파트 단지 내에 있고, 공공 놀이터는 1만1251개에 그친다. 그런데 그마저도 일부 아파트에서 '외부인 출입 금지'를 내걸어 아파트에 살지 않는 어린이에게 놀이터는 접근조차 할 수 없는 공간이 됐기 때문이다.

home 한제윤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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