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묘목 유출된 한송이 1400만원 일본 포도, 꽤 심각한 근황 알려졌다
2022-11-12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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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알 무게 20g, 당도 19도로 큰 인기
국내 농가주 “큰 타격 될 것 같다”
자국에서 십여 년간 연구·개발한 고급 포도 '루비로망'이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일본이 강경 대응을 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7일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나는 고급 브랜드 포도 '루비로망'의 묘목이 한국에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시카와현 생산유통과 담당자는 루비로망이 지난해 8월 한국에서 팔리고 있다는 TV 보도를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생육 기간으로 미뤄봤을 때 최소 5년 전에 묘목이 유출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알 무게가 20g 이상으로 상당히 크며 당도가 19도인 루비로망은 이시카와현이 1995년부터 14년에 걸쳐 개발한 독자 브랜드다. 2012년부터 해외로 수출했으며 이를 통해 지난해에만 약 6000만 엔(약 5억7000만 원)에 달하는 이익을 거뒀다. 지난 7월 일본 국내 첫 경매에선 한 송이에 150만 엔(약 142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시카와현은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8월 한국에서 현지 조사를 실시했다. 서울 시내 백화점과 고급 슈퍼마켓 등 총 3개 점포에서 '루비로망'을 구입한 다음 국가 연구기관에 DNA 감정을 맡겼다. 그 결과, 이시카와현의 루비로망과 유전자형이 일치했다.

이시카와현은 감정 후 약 한 달이 흐른 지난 9월, 한국 특허청에 루비로망에 대한 상표 등록을 출원했다. 만약 한국 특허청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루비로망' 명칭을 사용하는 한국 농가들은 로열티(사용료)를 주고 판매·수출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UPOV)' 협약에 따르면 출시된 지 6년 이내 신품종에만 다른 나라에 품종 등록을 할 수 있게 정하고 있다.
이시카와현의 경우 루비로망을 출시한 지 6년이 훨씬 지났음에도 한국에 품종 등록을 하지 않아 재배·증식 금지 등의 조치는 할 수 없다.
이시카와현은 대책이 늦어진 이유로 누군가의 치밀한 전략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익조 안동대 스마트원예과학과 교수는 NBS를 통해 "당연히 일본에 루비로망에 대한 권리가 있다. 원칙적으론 일본 품종이 맞다"면서 "만약 일본이 품종 출원한 것에 대해 우리가 적절한 특허를 주거나 사용료를 주지 않으면 사용하지 못하는 게 정석"이라고 설명했다.
전남 강진군 소재의 한 포도농가 주인은 "'루비로망'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농가들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