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R 마킹하다 섬뜩했을 듯…벌써 말 나오기 시작한 수능 국어 '짝수형' 정답
2022-11-1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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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배열' 뜬 수능 국어 영역 '짝수형' 시험
수험생 혼란 준 '414141'·'3355533'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이 네티즌 사이에 화제로 떠올랐다.
출제된 문제의 답(숫자)이 연속으로 반복돼 나타나는 일명 '악마의 배열'이 등장한 탓이다.

이날 국어 영역 '짝수형' 시험에 유독 비슷한 숫자가 연달아 답으로 나오면서, 수험생이 정답을 맞히고도 자신을 의심하는 고충을 겪어야 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이날 오후 홈페이지에 공개한 '2023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 정답표 (짝수형)'을 보면 공통과목 19~25번 문제의 답은 '③-③-⑤-⑤-⑤-③-③'으로 나타났다. 연속된 일곱 문제의 답이 모두 숫자 '3' 또는 '5'였다.

선택과목(언어와 매체)에서도 숫자 1과 4로 답이 몰렸다. 36~41번 문제의 답은 '④-①-④-①-④-①'이었다.
짝수형을 기준으로 봤을 때 국어 영역 정답(공통과목만)은 ▲①번=4개 ▲②=6개 ▲③=7개 ▲④=7개 ▲⑤=10개로, 정답 번호 개수도 균형이 맞지 않았다. 5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선택과목인 '화법과 작문' 정답의 경우 비교적 숫자가 고르게 출제됐다. 4가 정답으로 네 번 나왔고, 나머지는 고르게 두 개씩이었다. '언어와 매체'는 ①=3개 ②=1개 ③=2개 ④=4개 ⑤=1개로 나타났다.

과거 수능에선 정답 숫자 개수의 균형이 불문율처럼 지켜져 왔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은 OMR(광학 표시 판독기) 카드에 답안을 마킹할 때 정답으로 나온 숫자 개수를 세어 보고, 모르는 문제의 답을 조금 덜 등장한 숫자로 찍기도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올해 국어 시험에선 이런 '찍기 신공'이 먹히지 않게 됐다.
수능 1교시인 국어부터 수험생 멘털을 흔들만한 정답 배열이 나왔다는 사실에 네티즌은 안타까워했다. 특히나 답이 비교적 명확한 수학 과목에 비해 국어에서의 이런 정답 배열은 수험생 혼란을 가중한다는 경험담을 전하기도 했다.
네티즌은 "고도의 심리전이다", "괜히 잘 풀어놓고 의심 들게 만드는...", "마킹할 때 '이거 맞나' 싶은 그거 알지", "정답이 저렇게 나오면 더 긴장됨", "아무리 공부 잘해도 연속으로 나오면 흠칫하지", "빨리 풀고 시간 남아서 답 복기하다가 저거 발견하면 지옥임", "풀 땐 확실했는데 마킹할 때 찜찜함", "뭐지? 함정에 걸린 건가", "근데 정답에 확신이 있으면 별 생각 안 들긴 하더라. 수학이면 '평가원, 난 안 속지' 이러고 푸는데 국어는 '어라?'하고 다시 보게 된다", "진짜 악마네...", "4-1-4-1 포메이션. 출제자가 축구 팬인가", "저런 패턴은 좀 안 해야 한다고 봄. 수능이란 게 당연히 멘털 좋은 사람이 잘 볼 수밖에 없지만, 멘털을 시험하는 자리는 아닌데 저러면 왜곡이 생길 수 있음"이라고 평했다.
일부 네티즌은 "꼭 짝수형만 저러더라", "홀수형 기준으로 문제를 만들어서 그런지 짝수형에서 저런 답이 자주 나오는 듯"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수능 1교시 국어 영역에 응시한 50만 5133명 중 약 10%에 달하는 5만 4656명이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데일리안 기사 보기)
국어 영역 문제의 난이도는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조금 쉽게 출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1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이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어 출제경향 분석 브리핑에서 "지난해보다는 다소 쉬웠으나, 변별력이 없는 '물수능'은 아니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대교협 교사단은 "최근 국어 영역 출제경향을 그대로 유지했다. 지문 길이는 과거에 비해 조금 짧아졌지만, 정보량이 많고 학생들이 문항을 통해 추론하도록 해 대학 수학 능력에 필요한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이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