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우면 다 괜찮아'가 위험한 이유…길고양이들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2022-11-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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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튜버가 제안한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 대안
네티즌들 긍정적인 반응 쏟아진 이유

고양이 개체수가 계속 증가하며 이에 대한 현실적인 방안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하 유튜브 '새덕후 Korean Birder'
이하 유튜브 '새덕후 Korean Birder'

최근 몇 년 사이 길고양이 개체수가 급증하며 이에 대한 현실적인 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는 '고양이 개체수 조절 문제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664개의 댓글이 달린 해당 글은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해당 글에는 유튜버 '새덕후'의 영상 내용이 담겼다. 새덕후는 집고양이를 제외한 외출 냥이, 들고양이들의 무분별한 사냥이 자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하며 그에 대한 대안으로 '고양이 목도리'를 제시했다.

새덕후가 제시한 '고양이 목도리'란 말 그대로 화려한 색깔의 목도리를 말한다. 고양이들의 신체를 압박하거나 위협을 주지 않으며 목에 두르기만 하면 된다. 길고양이들이 이를 착용할 시 새들은 목도리의 화려한 색 때문에 미리 위협을 감지하고 도망갈 수 있다. 이는 곧 길고양이들의 무분별한 새 사냥으로 인한 희귀 조류 멸종 등의 피해를 막을 수도 있다.

특히 길고양이들의 사냥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이들이 주로 재미를 위해 사냥하기 때문이다. 그는 "길고양이들은 사냥한 동물의 21%는 집에 물고 오고, 30%는 직접 먹고, 50%는 그냥 내버려 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고양이 목도리는 이미 북미에서 길고양이 개체수를 조절하기 위해 활용되고 있으며 그 결과로 새 사냥 성공률이 87%나 감소했다. 미국 세인트 로렌스대학의 2013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목도리를 착용한 길고양이의 사냥 성공률이 이전보다 87%까지 줄었다.

목도리는 고양이에게 해가 없고, 고양이가 불편을 느끼면 앞발 등으로 스스로 벗을 수 있다. 환경부는 "호주에서 실험한 결과 목도리를 씌운 고양이의 80%가 착용한 상태로 지냈다"고 밝혔다.

새덕후는 "미국 연구 결과에 의하면 매년 미국에서만 조류 24억 마리, 소형 포유류 130억 마리가 고양이에 의해 죽는다고 한다"라면서 "호주에서도 매년 고양이들로 인해 죽는 파충류 수가 6억 5000만 마리다. 그리고 하루에 죽는 새들의 숫자가 100만 마리다. 호주 뉴질랜드 쪽은 이미 고양이들로 인해 멸종된 종들도 있다"라며 피해 사례를 설명했다.

이런 문제로 가장 극심한 피해를 본 호주는 길고양이를 살처분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호주는 살처분 시행 후 첫 12개월 동안만 약 21만 마리의 길고양이들을 잡았다. 호주의 대처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비인도적이라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내에서는 길고양이가 번식하지 못하도록 중성화시키는 TNR 사업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새덕후는 길고양이들을 모두 포획해 TNR 수술을 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TNR 사업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또 환경부는 지난 2019년 국립공원 내 들고양이에 '새 보호 목도리'를 씌우는 정책을 내놨다. 하지만 고양이에 대한 나쁜 인식이 굳어진다는 민원이 빗발치며 적극적으로 시행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덕후는 이러한 사례들을 들면서 한 번쯤 진지하게 고려해볼 만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고양이를 이미 반려하고 있는 그는 자기 반려묘에게 목도리를 씌우는 실험을 시도하기도 했다. 다만 공개된 실험 영상에선 고양이의 발이 목도리에 끼이는 등 작은 사고가 발생해 결국 실험을 중단해 아쉬움을 안겼다.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네티즌들은 "길고양이 개체수 문제이기는 하다", "인도적인 대안이다", "충분히 고민해볼 만하다", "해외처럼 살처분되기 전에 미리 예방하기 위해 꼭 필요한 방법", "공생하기 좋은 방법"이라며 동의했다.

home 한소원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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