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서 프랑스 이기고 있는데 '휴대폰' 보고 있는 튀니지 관중들 (+사연)
2022-12-0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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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1-0으로 이긴 튀니지, 16강 진출은 좌절
16강 진출 여부 두고 초조해했던 튀니지 관중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별난 장면이 연출됐다.
튀니지가 강력한 우승 후보국인 프랑스를 꺾을 때 관중들은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월드컵 조별리그 D조의 최종 순위가 결정 나는 튀니지-프랑스, 호주-덴마크의 경기가 1일(현지 시각) 동시에 진행됐다. 프랑스는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였으나,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조 2위가 정해지는 탓에 각국의 팬들은 긴장된 상태로 경기를 관람했다.
튀니지와 프랑스는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덴마크는 같은 시각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경합을 벌였다.
튀니지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인 슛을 쏴대며 적극적으로 임했다. 전반 8분 프랑스의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로 무산돼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후반 13분 와비 카즈리(몽펠리에 HSC)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분위기는 다시 후끈 달아올랐다. 프랑스를 잡고 16강에 함께 올라갈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커지면서다. 튀니지 팬들은 기쁨의 함성을 쏟아냈고, 선수들도 응원에 힘입어 힘차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알 수 없는 결과에 촉각이 절로 곤두서졌다. 그러나 후반 막바지에 치달을수록 튀니지 팬들은 좀처럼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다.


휴대폰을 보며 초조해하는 이들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힌 것이다. 심지어 벤치에 있던 선수들도 휴대폰을 살피고 있었다.


튀니지 팬들의 수상한(?) 움직임은 다름 아닌 동시에 열리고 있는 호주-덴마크의 경기 때문이었다. 튀니지가 프랑스를 이기더라도, 양 팀의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갈리기에 중간중간 스코어를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프랑스가 지고 호주와 덴마크가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면 조 2위는 튀니지의 몫이었기에 선수들이 열을 올릴수록 팬들 마음도 분주해졌다.


경기 종료 직전 프랑스 앙투안 그리즈만이 넣은 동점 골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되면서 튀니지는 1-0 승리를 거머쥐었다. 환호성을 내지르던 관중들은 곧장 휴대폰을 꺼내 들고 호주와 덴마크의 경기 결과를 확인했다.

다만 수많은 이들의 염원은 아쉽게도 이뤄지지 못했다. 호주의 선제골을 덴마크가 만회하지 못하면서, 호주가 1-0으로 이긴 것이다. 호주는 조 2위를 확정하며 프랑스에 이어 16강 진출권을 따냈다.

해당 장면이 중계를 통해 전해지자, 국내 축구 팬들은 남 일 같지 않은 상황에 씁쓸해했다. 한국 시각 기준으로 이날 밤 12시(3일 0시)에 열리는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우리의 입장도 비슷한 까닭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H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포르투갈과 경기를 펼치고, 동시간대에 가나와 우루과이도 일전을 겨룬다. 한국이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이긴다고 하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가나-우루과이전 결과에 따라 나머지 세 팀의 16강행 여부가 달라진다. 심지어 골 득실 차까지 다퉈야 해서 튀니지보다도 계산이 복잡한 상황이다.
대한민국이 16강에 진출하려면 ▲한국이 1-0으로 포르투갈을 이길 경우 ①우루과이가 1-0 승 ②우루과이 2-0 승 ▲한국이 2-0으로 이길 경우 ①우루과이-가나 무승부 ②우루과이가 승리(1-0, 2-0, 3-0까지 가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