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은퇴자들 큰 일 났다... 종부세 10명 중 3명 연소득 2000만원도 안된다 [머니 탐구생활] <11>

2022-12-0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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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득 5000만원 이하 1주택자가 절반 넘어
최저임금 수준인 2000만원 이하도 32%나

# 2년 전 정년퇴직해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으로 생활하는 베이비부머 세대 A씨는 몇 년전 강남권 아파트를 대출을 끼고 구입해 거주하고 있다. 다행히 구입 직후부터 아파트 값이 올라 자산은 많이 늘었지만 수입은 그대로다. 하지만 2년 전부터 보유세가 급증하고, 최근 대출 금리가 올라 생활 자금이 부족해 집을 팔아야 하나 고민 중이다.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사진. / 뉴스1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사진. / 뉴스1

은퇴자들의 주택 보유세 부담 가중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저소득자의 종부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종합부동세 과세 자료에 따르면 1세대 1주택자로 올해 주택분 종부세를 내야 하는 10명 중 3명(32%)은 연소득이 최저임금 수준인 2000만원 이하였습니다. 7만 3000명에 해당하는 이들은 1인당 평균 74만 8000원의 종부세를 내야 합니다.

또 2명 중 1명(52%)은 연소득이 5000만원 이하로, 약 12만명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들이 내야 하는 종부세는 1인당 평균 77만8000원에 달했습니다.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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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대상 중 최저임금 수준도 안 되는 연소득 2000만원 이하 1주택자가 30%가 넘는 것은 소득이 많지 않은 고령 은퇴자가 납부 대상자에 많이 포함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부자를 겨냥한 세금이라던 종부세가 더 이상 부자세가 아닌 것이죠.

소득 수준 간 세부담 격차도 크지 않아 조세 역진적 모습을 보이는 것도 문제입니다.

기재부에 따르면 연소득 1000만원 이하 납세자는 평균 75만2000원의 세금을 부담하는 반면, 소득 5000만원 초과 1억원 이하 납세자는 평균 97만1000원을 부담합니다. 즉 소득 차이에 비해 세액 차이가 작아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의 세 부담이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초고가주택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 보유자의 세금이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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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지난해 공시가격 12억원이던 아파트는 올해 공시가격이 14억1000만원으로 오르면서 과세표준은 96%나 급등했습니다. 반면 가격 15억원이던 주택의 과세표준 증가는 4.2%에 그쳤고, 20억원짜리는 오히려 13%나 감소했습니다.

공시가격 11억 원 이상 아파트를 보유한 세대(1세대 1주택)의 경우 7월과 9월분 합쳐 재산세를 이미 200만원 넘게 납부한 상태입니다. 이들은 오는 15일까지 고지된 종부세를 추가로 내야 합니다.

올해 새로 종부세를 내게 된 사람은 37만5000명으로 평균 244만9000원의 세금을 부담해야 합니다.

연소득 2000만원 수준인 사람이 공시가격 11억원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1주택이라도 재산세를 합해 연소득의 10% 이상이 보유세로 나가게 됩니다.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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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23년 부동산 보유세를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리는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얼마나 낮출 수 있을까요?

종부세는 매년 6월 1일 현재 국내에 소재한 재산세 과세 대상인 주택 및 토지를 유형별로 구분하여 인별로 합산한 결과, 그 공시가격이 유형별로 공제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분에 대해 과세되는 세금입니다. 적용 세율이 재산세보다 높아 ‘부유세’로 불리기도 합니다.

주택의 경우 전국 합산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액이 6억원(1세대 1주택 11억원)을 초과하면 납세 의무자가 됩니다. 종부세 납부 기간은 12월 1 ~ 12월 15일입니다. 납부할 세액이 250만원 초과하는 경우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6개월 이내 분납도 가능합니다. 납부할 종부세의 20%에 해당하는 농어촌특별세가 부가됩니다.

이사나 상속으로 일시적 2주택자가 된 사람은 종부세 납부를 연기할 수 있습니다. 고령, 장기 보유 요건을 갖춘 1세대 1주택자는 주택을 처분해 자금 여력이 생길 때까지 종부세 납부를 미룰 수 있는데, 2주택을 보유한 특례 대상자도 동일한 혜택을 주도록 한 것입니다. 다만 유예 신청자는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머니 탐구생활]은 알면 쏠쏠하게 돈이 되는 경제를 깊게 들여다보면서 MZ세대부터 은퇴세대에게 유익한 머니 정보를 제공합니다. 쏠쏠하게 도움이 되는 뉴스를 부동산학 석사인 김태희 위키트리 전문위원이 쉽고 자세하게 안내해드립니다.

home 김태희 기자 socialest21@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