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vs 남조선' 16강전 중계한 북한, 손흥민 등장하자 이렇게 말했다

2022-12-0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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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브라질전 녹화중계한 북한
북한 조선중앙TV, 손흥민 이름도 처음으로 언급

북한이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를 녹화중계했다. 한국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의 이름도 언급했다.

이번 월드컵 기간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중계권을 지원받은 북한이 한국팀 출전 경기를 TV에 내보낸 건 브라질전이 처음이다.

지난 6일(한국 시각) 오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열렸다. 사진은 1-4패로 경기가 끝나자 아쉬워하는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모습 / 뉴스1
지난 6일(한국 시각) 오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열렸다. 사진은 1-4패로 경기가 끝나자 아쉬워하는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모습 / 뉴스1

연합뉴스 등 보도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TV는 7일 밤 한국과 브라질의 월드컵 경기 중계방송을 틀었다. 전날인 지난 6일(한국 시각) 오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16강전이었다.

중앙TV는 이날 100분 가까이 진행된 경기를 거의 편집 없이 내보내는가 하면 본 중계에 앞서 대표팀을 일일이 소개하기도 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를 7일 밤 녹화중계했다.  / 이하 연합뉴스-조선중앙TV 화면
북한 조선중앙TV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를 7일 밤 녹화중계했다. / 이하 연합뉴스-조선중앙TV 화면

아나운서는 "남조선팀을 보면 문지기 1번 김승규, 방어선 3번 김진수, 19번 김영권, 4번 김민재, 15번 김문환, 중간지대 11번 황희찬, 6번 황인범, 5번 정우영, 10번 이재성, 공격선 7번 손흥민 주장선수, 9번 조규성 선수를 배치했다"고 말했다.

조선중앙TV 녹화 중계 화면
조선중앙TV 녹화 중계 화면

북한이 한국이 출전한 경기를 중계하는 것은 물론 한국 선수들을 조명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손흥민의 이름 석 자를 언급한 것도 처음이다. 손흥민이 독일 함부르크 소속이었던 2012년 도르트문트와의 2012~2013시즌 분데스리가 경기를 방영한 북한은 손흥민의 이름을 부르지 않고 '손'이라고만 언급했었다.

그런데 이날은 달랐다. 손흥민의 이름은 물론이고 그의 이력까지 일일이 짚었다.

이하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 / 이하 뉴스1
이하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 / 이하 뉴스1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아나운서는 "손흥민은 팀의 주장인데 나이는 30살이고 키는 183㎝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107차례 국제 경기에 참가한 전적을 가지고 있는데 2010년 국제경기에 처음으로 진출했고, 월드컵 경기 등에는 9차례 참가했다. 그 경기들에서 3개의 득점을 했다"고 꽤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후반 중계에선 "공격수 7번 손흥민 선수가 앞선에서의 활약이 좋은데 지금 이 경기에서는 브라질의 방어수들이 손흥민 선수에게 철저한 방어를 하기 때문에 자기 경기 율동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번 월드컵 기간 생중계가 아닌 녹화된 영상을 받아 트는 만큼, 북한은 그간 한국과 관련한 것은 모조리 지우고 내보냈다. 한국 가수 최초로 월드컵 개막식 무대에 오른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 이야기는 쏙 빼고 개막전을 보도했고, 다른 나라 경기에서 태극기를 든 관중이 포착되면 편집해 버렸다. 현대자동차 광고도 가렸다. 심지어 조별리그 H조에 속한 팀을 소개할 땐 한국 대신 '한개팀'이라고 지칭했다.

그랬던 북한이 갑자기 한국의 경기를 풀타임으로 공개하고 손흥민을 포함한 선수들 이름까지 호명하자, 이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이 8강 진출에 실패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거란 게 주요 이유로 꼽힌다.

뉴시스는 "중앙TV의 방송 내용과 형식 등을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관리한다"며 "한국이 패배한 경기를 굳이 중계하지 않을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앙TV는 지상파 3사(KBS·MBC·SBS)가 FIFA에 양도한 한반도 중계권을 지원받아 카타르 월드컵을 녹화중계하고 있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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