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 사우디 감독이 카타르 월드컵 4강전서 '모로코' 응원하는 진짜 이유
2022-12-14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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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4강에서 맞붙는 프랑스와 모로코
“모로코 팀 응원할 것”
프랑스와 모로코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을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 축구대표팀 에르베 르나르 감독 발언 하나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14일(이하 한국 시각) RMC스포츠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프랑스와 모로코 4강전에서 '모로코'를 응원한다고 밝혔다. 르나르 감독은 프랑스인이기에 그의 이 같은 발언은 많은 이들 이목을 끌었다.
RMC스포츠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르나르 감독은 "나는 프랑스인이고, 프랑스에서 태어났고, 프랑스 여권을 가지고 있지만 내일(15일), 미안하다. 모로코 팀을 응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모로코라는 나라는 상조차 할 수 없는 사랑을 나에게 줬다. 너무 많은 것을 받으며 함께 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기에 승리의 기쁨을 뒤에서 함께 나누고 싶다"며 모로코 승리를 기원했다. 프랑스 팬들에게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발언이다.

르나르 감독 깜짝 발언에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바로 그의 과거에 있다.
2016년 2월부터 2019년 7월까지 르나르 감독은 모로코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당시 그는 사령탑을 맡으며 모로코에게 '20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직행'이라는 기쁨을 안겼다. 2017년 10월에는 한국 축구대표팀 신태용호를 3-1로 격파하며 국내 축구팬들에게 절망을 심어주기도 했다.
르나르 감독이 이끈 모로코는 '2019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이집트'에서 3전 전승으로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베냉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패배로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에 그는 모로코 대표팀 감독직을 자진 사임했다.
모로코 대표팀과 이별한 직후 르나르 감독은 2019년 7월 말 사우디아라비아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바로 맡았다. 3년 넘는 기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은 르나르 감독과 함께 하며 끈끈한 수비 조직력을 자랑하는 팀으로 성장했다. 이들은 결국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두는 대이변을 전 세계인들에게 보여줬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의 C조 조별리그 경기 하프타임 비하인드 스토리가 알려져 많은 이들에게 귀감을 주기도 했다. 당시 르나르 감독은 아르헨티나와의 전반이 끝난 뒤 라커룸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에게 호통을 치며 정신무장을 시켰다.

르나르 감독은 “지금 우리가 뭐 하고 있는 거야?”, “이게 압박이야? 이게 압박이면 우린 못 올라가”, “메시가 경기장 복판에서 공 갖고 있는데 앞에 그냥 멀뚱멀뚱 서 있어?”, “(메시랑) 폰으로 사진 찍고 (사람들한테) 자랑하고 싶어?”, “막아야 할 때는 달려가서 막으란 말이야”, “우리가 이길 수도 있다는 걸 모르겠어?”, “다들 긴장 풀어. 이건 월드컵이야. 모든 걸 쏟아부어”, “아르헨티나가 공 갖고 있을 때 (적극적으로) 하라고”, “제발 해보자” 등의 말을 쏟아내며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는 호통을 치기도 했고 소름 돋는 표정과 함께 카리스마 있는 몸짓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르나르 감독은 진심 어린 마음으로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했고 그들 마음에 불을 지폈다. 르나르 감독 지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은 마법 같이 후반전에 두 골을 연이어 터트리며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편 프랑스와 모로코의 2022 카타르 월드커 4강전은 오는 15일(한국 시각) 오전 4시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