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800만' 이란의 국민 여배우 체포...그녀는 누구?
2022-12-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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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시위' 지지...이란 정부 “허위 정보 게시 선동 혐의”
히잡 벗은 모습 인스타그램에 올려...현재 폐쇄 상태
‘히잡 시위’를 지지해온 이란의 국민여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38)가 결국 보안군에 체포됐다고 국영 IRNA통신이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히잡 시위'는 이란에서 히잡을 느슨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구금됐다가 사망한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이 계기가 돼 시작된 반정부 시위다.
이 매체는 알리두스티가 허위 정보를 게시하고 사회 혼란을 조장한 혐의로 당국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알리두스티와 가까운 지인인 영화감독 사미아 미르샴시는 "당국이 알리두스티의 집을 수색했으며, 현재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알리두스티는 지난 9월부터 시작된 ‘히잡 시위’를 지지하고 정부를 비판해 왔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800만명이 넘는 그는 최근 히잡을 벗은 자신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히잡시위'를 지지하는 사람들로부터 큰 반향을 얻기도 했다.

그는 반정부 시위대에 가해진 사형집행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시위 참가자인 모센 셰카리(23)의 사형을 집행하는 날인 지난 8일(현지 시각) 인스타그램에 “당신의 침묵은 억압과 독재에 대해 지지를 의미한다”며 시위 참여를 호소했다.
이어 “이란 정부의 이런 잔혹한 사형 집행에 국제단체들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인류의 수치”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전에도 이란내 사회문제에 소신있는 발언을 해온 인물이다.
2016년 칸 영화제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는 왼쪽 팔에 페미니즘 지지를 의미하는 문신이 노출되자 “나는 양성 간 평등을 믿는 페미니스트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이란 내 보수층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10대 후반부터 배우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2년 이란의 국제영화제인 파즈르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이름을 높였다.

2017년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세일즈맨'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호평받은 사이드 루스타이 감독의 '레일라의 형제들'에 출연하는 등 최근까지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독일어와 영어에 능통한 알리두스티는 2013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앨리스 먼로와 미국 유명 작가 니콜 크라우스의 책을 영어에서 페르시아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그의 부친인 하미드 알리두스티는 이란 대표팀 축구 선수로 활약했으며, 외국팀에서 뛴 최초의 이란인으로 알려졌다.
현재 알리두스티의 인스타그램은 폐쇄된 상태다.
이란 정부는 알리두스티를 비롯한 여러 활동가가 사용해온 SNS 애플리케이션인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을 3개월째 차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