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으로 수억 빚지고도 투자 중인 20대 청년의 뇌 상태... 이 사람들과 똑같았다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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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량뇌파검사 해 보니...
전문의 “이미 취약한 상태...”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로 5억 원의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뇌파가 정도가 심한 도박 중독자의 뇌파와 거의 똑같은 것으로 드러났다.

노트북 화면으로 코인 시세를 확인하고 있는 남성(좌)과 코인 선물 거래 2년 차 박진수(가명) 씨의 뇌파 상태. /이하 KBS1
노트북 화면으로 코인 시세를 확인하고 있는 남성(좌)과 코인 선물 거래 2년 차 박진수(가명) 씨의 뇌파 상태. /이하 KBS1

28세 남성 박진수(가명) 씨는 지난 9월 방송된 KBS1 시사 프로그램 '시사 직격'에 출연, 코인 투자 이후 황폐해진 생활을 공개했다.

인생을 베팅하다 - 2030 투자중독 실태 보고.

대기업 사원인 박 씨는 주식·코인 투자로 5억 원 정도의 손실을 봤고, 이로 인한 빚이 2억9000만 원이라고 밝혔다.

퇴근 후 부업으로 헬스 트레이너를 하는 그는 "제가 이렇게 방송 인터뷰하는 것도 (정상적으로 살던) 옛날엔 상상조차 못 했던 일이다. 생활비 벌겠다고 출연하는 게 과거의 제가 생각하면 비웃을 일"이라고 자책했다.

박 씨는 "전 재산을 다 날려서 통장에 5만 원도 없다. 그런데도 돈이 생기면 다시 투자한다. '딱 이번 달까지만 해보고 진짜 안 되면 그만둘 거다'라면서 투자하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그는 "근로소득만으로 돈 벌 생각이 없다. 어차피 투자판에 들어온 이상 성공하든 거지가 되든 둘 중 하나 아니겠냐"고 밝혔다.

6년 전부터 코인 투자를 시작해 최대 25억 원까지 불려본 박 씨는 초고급 외제 승용차를 계약하고 휴직 후 유럽 여행을 떠났다.

그러다 지난 5월, 코인 시세가 불과 일주일 만에 99% 이상 떨어진 루나·테라 폭락 사태가 발생했고, 박 씨도 20만 명에 달하는 국내 피해자들에 속했다.

퇴사 후 퇴직금을 받아서 코인 투자를 하려고 고민 중인 박 씨는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정량뇌파검사, 도박중독 자가진단 등 총 4가지 검사에 임했다.

박 씨의 경우 느린 뇌파인 델타파가 정상인에 비해 두드러지게 증가한 상태였다. 이는 주로 심각한 도박 중독자가 겪는 증상으로 집중력과 판단력 등 뇌 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박 씨는 도박중독 선별검사에서도 만점 27점에 26점을 받았다.

박진수(가명) 씨의 뇌파 진단 및 도박중독 자가진단 결과를 설명하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박진수(가명) 씨의 뇌파 진단 및 도박중독 자가진단 결과를 설명하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박 씨처럼 도박·투자 등으로 큰 이익을 얻은 사람의 뇌에는 도파민이 분비돼 만족감과 쾌감을 느낀다. 이 도파민이 필요 이상으로 과다 분비될 경우 만족감을 담당하는 보상중추가 손상, 점점 더 큰 자극만 원하게 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이미 전두엽이 취약해진 상태다. 그래서 집중력, 자제력, 논리력이 많이 떨어지고 충동성이 과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 번에 크게 벌었던 분들은 적은 돈을 버는 것에 만족감을 느낄 수 없다. 단기 투자로 단맛을 본 분들은 장기 투자로 돌아가기 어렵다. 전두엽의 균형을 다시 찾는 데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