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바이크 내가 팔았는데…' 오토바이 동호회 회원들 충격에 빠트린 사고
2023-01-2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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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배기량 사고 싶습니다”
며칠 뒤 충격적인 사망 사고

"아빠, 오토바이 사주세요.” 자녀가 이런 부탁을 해올 때 "그래"라며 흔쾌히 오토바이를 사줄 수 있는 부모는 많지 않을 것이다. 경제적인 부담은 차치하더라도 행여 사고라도 날까 걱정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일 거다. 눈길 등 사고에 더 취약한 겨울철을 맞아 오토바이 운전의 위험성을 다시 일깨워주는 사례가 온라인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2년 전 바이크(오토바이) 커뮤니티에 떴던 어이없는 비극이 다시 올라왔다.

바린이(바이크 초보자)라는 글쓴이 A(24)씨는 "작년에 운전면허를 딴 후 부모님께서 사주신다는 허락을 받고 기기를 고민하고 있다"며 "R1을 하고 싶지만, R6도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이도 어리고 고속주행 투어보다는 시내 주행하면서 멋 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탈 때는 슈트, 보호대, 헬멧, 부츠, 장갑 등 안전 장비가 불편하더라도 매번 착용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제 마음대로 가겠지만(선택하겠지만) 기기 추천 부탁드린다"고 했다.
R1과 R6는 일본 야마하의 슈퍼스포츠 바이크 시리즈로, 배기량에서 차이가 난다. R1은 998cc급, R6는 599cc급 모델로 R1이 배기량이 더 크다. 어쨌거나 초보자인데도 첫 기종을 대배기량으로 고른 것이다.
이에 커뮤니티 회원들은 A씨를 극구 만류했다.

한 회원은 "생각하시는 것보다 위험하다. 첫 입문 1년 동안 사고가 난다. 제 주위 많은 친구나 지인들이 사고로 다치고 죽었다"며 "R3(321cc급)로 입문하시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A씨는 "아빠 지원을 받는 거라 비싼 기기를 확보하는 게 좋을 것 같아 R1과 R6 중에 고민하고 있다"고 고집을 피웠다.
다른 회원들도 "R6나 R1 모두 상상 이상의 출력을 갖고 있다", "많은 이들이 처음부터 대배기량 기기를 추천 안 하는 이유가 있다"고 뜯어 말렸지만, A씨는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A씨의 선택은 거의 1000cc급인 R1이었다.


들뜬 A씨는 커뮤니티에 구입한 오토바이와 장비 사진을 올리며 "기본 조작이 아직 미숙해서 조금 서툴지만 첫 차라 그런지 불편한 점은 못 느끼겠다. 응원해달라"고 썼다.
그리고 며칠 뒤. 커뮤니티에 바이크 사망 사고 글이 떴다.


사고 사진을 보던 회원들은 얼마 전 글을 올린 사람의 바이크, 보호장비와 같은 것 같다는 추측을 내놓았다.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A씨 오토바이의 탁송 기사였다는 이의 증언까지 나오면서 추측은 사실로 바뀌었다.
회원들은 할 수 있는 건 수백 개의 조문 댓글을 다는 것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