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만 멕시코 유튜버, 인상 찌푸리며 “한국이 나를 속였다”

2023-01-2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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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탄 멕시코 셀럽 '참이슬 프레시' 들이키고는
“언제부터 물방울·프레시가 마시고 취하라는 뜻?”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akkmesterke,GP PIXSTOCK-shutterstock.com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akkmesterke,GP PIXSTOCK-shutterstock.com
한국에서 K-주류인 소주를 생수로 착각해 들이킨 외국 유명 인플루언서가 제조사를 원망했다. 무슨 이유일까.

구독자 3980만명을 거느린 멕시코 파워 유튜버 루이시토 코무니카(32·Luisito Comunica)는 지난해 한국을 찾았다가 혼쭐이 났다.

그는 비교적 자극적이지 않은 흥미로운 콘텐츠들로 스페인어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롱런하고 있는 유튜버다.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기사화되는 유명 인사기도 하다.

멕시코 유튜버 '루이시토 코무니카'의 한국 방문 영상 캡처.
멕시코 유튜버 '루이시토 코무니카'의 한국 방문 영상 캡처.

한국 방문 동안 루이시토는 여느 외국인 관광객처럼 한복을 입고 경복궁 나들이를 하고, 비무장지대(DMZ)와 부산을 여행하고, 여러 종류의 라면과 과자를 맛보고, 다양한 이색 영화관도 소개했다.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이어서 다소 부정확한 내용도 일부 있지만 대체로 한국의 다채로운 면모를 유튜브 이용자들에게 전달했다.

뜻밖의 에피소드도 있었다.

이하 유튜브 채널 '남미남자'
이하 유튜브 채널 '남미남자'

어느 날 루이시토는 길을 걷다 근처 편의점에서 생수를 구입한 뒤 병나발을 불고선 희열 대신 인상을 찌푸려야 했다. 내용물이 달달한 생수가 아닌 쓰디쓴 소주였기 때문.

병 라벨이 문제였다. 병 겉면에 물방울 도안이 보이고 'fresh(프레시)'라 적혀 있으니 당연히 물이겠거니 하고 마신 것이었다.

쓴맛(?)을 본 루이시토는 "언제부터 물방울과 프레시가 마시고 취하라는 뜻이었냐"고 푸념했다.

이어 "만약 지금 경찰이 와서 '왜 거리에서 술을 마시느냐'고 추궁하면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며 "감옥에 갇힌 채 한국에서 한 달을 보내고 싶지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국 방문기에서 이런 유쾌한 경험과는 별도로 루이시토가 불쾌한 감정을 녹여 만든 영상도 있다. 그가 한국의 클럽 문화 탐방을 시도한 영상이다.

그는 강남과 홍대의 클럽 몇 군데를 방문하지만 일부에선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다른 곳들에선 30세가 넘었다는 이유로 그의 출입을 막았다.

1991년생인 그는 결국 클럽 탐방에 실패했고, 후에 인스타그램에 "30세 이상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라는 글과 함께 노인의 모습으로 합성한 자조적인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셀럽' 루이시토가 한국 클럽 입장을 거부당했다는 사실은 멕시코를 비롯한 스페인어권 여러 언론에서 다뤄졌다.

클럽 출입의 하한 연령은 있어도 상한 연령은 없는 대부분의 나라에선 적잖이 충격적인 소식인 듯했다.

영상 댓글엔 한국의 폐쇄성에 대한 재한 외국인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멕시코는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86%(해외문화홍보원 2021 국가 이미지 조사)로 높은 국가인데, 이 영상을 보니 한국에 가고 싶지 않아졌다는 반응도 있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