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 '설빔'이라는 단어 알아?” 커뮤니티 달군 글, 반응이 싹 갈렸다

2023-01-1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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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빔' 뜻 몰라서 망신당한 알바생의 사연
네티즌 “처음 들음” vs “어떻게 몰라?”

설 연휴를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글이 있다.

'설빔'을 몰라서 망신을 당했다는 한 아르바이트생의 사연이었다.

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은 "그럴 수도 있다", "어떻게 설빔을 모를 수가 있나"로 의견이 갈려 입씨름을 벌였다.

설날을 맞아 설빔을 마련하는 사람들의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설날을 맞아 설빔을 마련하는 사람들의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너네 설빔이라는 단어 앎?'이라는 제목의 글이 19일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에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에 19일 오전 올라온 글 / 인스티즈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에 19일 오전 올라온 글 / 인스티즈

아르바이트생인 글쓴이는 이 글에서 "오늘 알바하는 곳 사장님이 흰 봉투를 주면서 '설빔하세요' 하더라"라며 자신이 겪은 일을 공유했다.

글쓴이가 '설빔'을 잘못 알아 들었다고 한 빙수 프랜차이즈 '설빙'.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설빙 공식 인스타그램
글쓴이가 '설빔'을 잘못 알아 들었다고 한 빙수 프랜차이즈 '설빙'.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설빙 공식 인스타그램

그는 "(봉투를 받고) '설빙이요???' 하니까 (사장님이) 완전히 단호하게 '설빔이요, 설빔!!' 이러고 정색하고 갔다"며 "내가 MZ대표가 된 것 같고 수치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날 XX 보듯 봤을 거"라며 민망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설을 앞두고 설빔(한복)을 판매하는 상점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설을 앞두고 설빔(한복)을 판매하는 상점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이런 글쓴이의 사연을 접한 네티즌의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당연히 안다"는 쪽과 "생전 처음 들어 본다"는 의견이 분분했다.

다른 커뮤니티로 공유된 이 글엔 19일 낮 12시 기준 1300여 개 댓글이 달렸다. /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다른 커뮤니티로 공유된 이 글엔 19일 낮 12시 기준 1300여 개 댓글이 달렸다. /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일부 네티즌은 "설빔 알지. 해마다 '설빔 해달라'고 하는데", "전래동화에도 설빔은 나오지 않아?", "설빔=꼬까옷", "새해에 새 옷 사는 거! 초등학교 3학년 가르치는데 사회 책에 나온다", "나 1992년생인데 어릴 땐 다 설빔이란 말 썼었어. 새해에 새 옷사면 '설빔 장만했다'는 식으로", "설빔 핑계로 어릴 때 옷 많이 샀는데", "이걸 모른다고?", "'바람의 나라' 하면서 알았음", "오랜만에 듣긴 하는데 다들 무슨 말인지는 알지 않아?", "아니... 설빙이 웬 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나 몰랐어", "처음 들어봐... 몰랐는데 하나 배우고 간다", "30년 살면서 처음 들음...", "모를 수도 있지, 뭘", "와, 나 진짜 책 많이 읽고 수능 국어 하나 틀렸는데 첨 들어봄", "나도 설빙은 아는데 설빔은 모름", "무슨 줄임말인 줄 알았네... 98년생임", "짐빔은 앎", "짐살라빔"이라며 '설빔'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반면 "그나저나 사장님 너무 좋으신 분이다", "우와 설빔도 받고 부럽다", "설빔 주는 사장님 최고..."라며 글쓴이가 봉투를 받았다는 사실에만 집중한 이들도 있었다.

설빔으로 차려 입은 아이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설빔으로 차려 입은 아이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글쓴이에 따르면 이 사장님은 다가오는 설을 앞두고 옷이나 신발 등을 새로 장만하라는 뜻에서 명절 상여금을 따로 챙겨준 거로 보인다.

설빔은 설을 맞이하면서 새로 장만하여 입거나 신는 옷, 신발 따위를 이르는 말로, '설빔하다'는 '설을 맞아 새 옷차림을 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과거엔 새해가 시작될 때 묵은 것은 다 버리고 '새 출발을 하자'는 의미에서 설빔을 해 입었다. 새옷을 입고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을 두 배로 누리잔 뜻도 있었다.

음력 1월 1일인 설날이 새해의 시작이라고 본 과거 사람들은 옷감을 짜고 바느질을 해서 이 설빔을 미리 마련하고, 설날 아침 차례를 지낼 때 설빔을 입은 거로 전해진다. 설날 아침 한복으로 차려입고 세배를 하는 풍습도 여기서 전승된 거로 알려졌다.

최근엔 상차림이 간소화되고 과거에서부터 이어져 온 풍습을 잘 챙기지 않으면서, 한복을 갖춰 입는 일도 드물게 됐다.

2023년 첫 명절인 설날은 오는 22일로, 이날을 전후로 나흘(대체공휴일 포함) 간 연휴가 이어진다.

home 김혜민 기자 khm@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