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부자동네' 강남에 있는 무허가 빈민촌… 큰불 발생한 구룡마을은 어떤 곳
2023-01-20 11:00
add remove print link
주민 대부분 떠밀리듯 정착
자연재해·사건사고에 취약
구룡마을은 서울의 마지막 무허가 판자촌이다. 강남구는 고급 아파트와 빌라가 즐비하고 고소득층이 주로 거주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부촌이다. 이 강남구의 유일한 빈민지역이 구룡마을이다. 아직까지도 농촌마을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본래 경기 광주군(현 광주시)에 속했다. 강남구가 성동구 관할로 서울시에 편입되고 1975년 강남구가 분구되면서 강남구에 편입됐다.
주민 상당수가 재개발에 밀려 떠밀려와 살게 된 사람들이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도 보상과 관련한 문제로 말이 많은 곳이다. 판자촌 곳곳에서 서울시를 규탄하는 글을 볼 수 있다.
구룡마을은 2011년까지 '사유지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전입신고조차 할 수 없었다. 행정소송 끝에 주민들이 승소하면서 2011년 5월 2일부터 강남구가 전입신고를 받고 있다.
전입신고 허용 후 거주민이 임대주택을 받게 돼 공영개발 착수가 가능해졌다. 같은 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강남구에 도시개발구역 지정 제안을 하면서 구룡마을 개발의 첫발을 뗐다.
서울시는 2011년 4월 28일 구룡마을 25만여㎡에 임대 1250세대를 포함한 총 2793세대의 주택을 짓겠다는 내용의 정비방안을 발표했지만 약 12년이 지나도록 구룡마을 재개발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보상, 개발 방식 등을 두고 무허가 주택 주민과 토지주, 시와 강남구 간 견해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구룡마을은 각종 자연재해나 사건사고가 많기로 잘 알려진 곳이다. 특히 여름철 집중호우의 피해를 서울에서 가장 많이 입는 곳으로 꼽힌다.
구룡마을은 구조상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에 대형 화재가 잦은 지역이기도 하다. 2014년 11월 9일 큰 화재가 발생해 주택 16개동을 태우고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2017년 3월 29일에도 불이 났다. 주민이 가스히터를 손질하다 발생했다. 지난해 3월 4일에도 불이 나 주택 3채가 소실됐다.
20일 오전 6시27분쯤 구룡마을에서 큰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구룡마을 4지구에 있는 한 교회 근처에서 발생해 인근으로 번졌다. 오전 7시1분쯤엔 5지구 입구까지 불이 번진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오전 6시39분과 7시26분 각각 대응 1·2단계를 발령하고 경기도와 산림청 등 소속 소방헬기 10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당국은 주민 450∼500명을 대피시키고 방어선을 구축한 채 불을 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