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인데 둘 다 재택근무… 부부관계를 하면서 돈도 받다니 이렇게 좋을 수가”

2023-01-2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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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직원이 블라인드에 게재한 사연
재택근무 중 성관계는 과연 징계사유일까

글과 관련이 없는 사진. 채널A '애로부부'의 한 장면이다.
글과 관련이 없는 사진. 채널A '애로부부'의 한 장면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각 기업이 앞 다퉈 재택근무를 도입했을 당시인 2020년 11월 블라인드에 사람들을 화들짝 놀라게 할 만한 글이 올라왔다.

J 제약회사에 다니는 누리꾼 A씨는 “신혼부부인데 둘 다 재택 하는 날은 업무력도 올라가고 성관계도 하고 좋다. 서로 성관계하고 씻고 일하고 무한 반복. 살다가 성관계하면서도 시급 받는 날이 오네”라고 말했다.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일은 안 하고 성관계를 하는데 돈을 준다니” “인사팀에 이를 거야” 등의 반응을 보이며 놀라워했다.

한 블라인드 회원이 재택근무 중 반복적으로 아내와 성관계를 하고 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 블라인드 게시물 캡처
한 블라인드 회원이 재택근무 중 반복적으로 아내와 성관계를 하고 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 블라인드 게시물 캡처

이 정도 일탈은 약과다. 해외에선 카메라가 켜진 줄 모르고 성관계 장면을 생중계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2020년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선 시의원들의 화상회의 카메라에 성관계하는 남녀의 모습이 찍혔다. 시의원이 집무하는 방에서 직원들이 대형 일탈을 벌인 것.

이뿐만이 아니다. 그해 3월엔 화상회의 중인 여성의 방에 남자친구가 속옷만 입은 채 들어온 일도 있었다. 속옷 차림 남성의 모습이 전 직원에게 생중계된 것은 물론이다. 이 소식은 데일리메일 등을 통해 전 세계로 퍼지며 큰 화제를 모았다.

그렇다면 재택근무 중 성관계를 하는 것은 징계 사유일까.

일탈한 시간이 근로시간인지 휴게시간인지 판단하려면 근로계약서 내용, 취업규칙 규정, 업무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생산직 근로자의 정규근무시간과 연장근로시간 중 10분 내지 15분씩 부여되는 휴게시간은 근로시간에 해당한다. 또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르면 학원 강사가 50분 강의 후 10분간 휴식을 취할 경우 10분을 휴게 시간으로 볼 수 있다. 근로기준법 제54조 제1항은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 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부여하도록 정하고 있다. 아울러 대법원 판례는 근로자가 작업하지 않는 대기, 휴식, 수면시간 등이라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하에 놓였다면 근로시간이라고 판시하고 있다.

이런저런 규정을 종합하면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은 휴게시간에 포함되고 콜센터 직원이 잠시 화장실을 가거나 물을 마시기 위해 자리를 비우는 것은 휴게시간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A씨 행위는 어떨까. 그는 아내와 성관계하고 씻고 일하는 과정을 매일 반복했다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일탈을 했다는 점, 성관계가 업무와 관련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아내와 성관계한 시간이 휴게시간으로 인정될 가능성은 낮다.

고용노동부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작성한 ‘재택근무 종합 매뉴얼’은 업무를 다 하고 남은 근무시간에 온라인 게임을 하는 행위에 대해 근무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는 이유로 부적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기준을 대입하면 서로 재택근무를 하는 부부가 근무 중 성관계를 하는 것은 징계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

‘재택근무 종합 매뉴얼’은 재택근무자가 관리자 승인 없이 자택을 벗어나거나 개인 용무를 보면 안 된다고 하면서도 재택근무 특성상 근로시간과 사생활 시간을 엄격하게 구분하긴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집에 방문한 사람을 확인하는 행위, 우는 자녀를 달래는 행위, 전화를 받는 행위 등 최소한의 일상 활동에 대해선 징계나 불이익을 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성관계까지 엄격하게 구분하긴 어려운 행위에 포함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글과 관련이 없는 픽사베이 자료사진.
글과 관련이 없는 픽사베이 자료사진.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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