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날벼락… 인천공항에 주차된 차량 수백 대, 모조리 다 방전됐다

2023-01-2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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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대혼란 빚은 인천공항 주차장
강력한 한파에 차량 수백 대 방전

수많은 여행객이 모인 인천국제공항에 대혼란이 빚어졌다.

공항에 주차된 차량 수백 대가 한꺼번에 방전돼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26일 오후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이날 오전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 주차장에 주차된 여행객 차량 수백 대가 방전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 이하 유튜브 'MBC NEWS'
26일 오후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이날 오전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 주차장에 주차된 여행객 차량 수백 대가 방전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 이하 유튜브 'MBC NEWS'

26일 오전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 주차장에 길게 줄 지어선 여행객의 모습이 포착됐다. 출국 당시 주차대행 업체에 차를 맡겼던 이들이었다.

MBC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여행객은 입국장을 나와 차를 찾으려 했으나, 2시간 넘게 주차장에서 대기해야 했다. 강추위 탓에 맡겨둔 차의 배터리가 방전돼 버렸기 때문이다.

차량을 받지 못해 대기하는 여행객들의 모습
차량을 받지 못해 대기하는 여행객들의 모습

이날 배터리 방전으로 시동이 걸리지 않은 차량은 수백 대에 이르렀다.

몇 시간 내내 애타게 차를 기다린 여행객의 항의는 빗발쳤고, 주차 대행 업무를 본 직원들도 애를 먹었다. 일부는 차량 열쇠(스마트키)까지 방전돼 주차 위치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았던 거로 전해졌다.

한 여행객은 MBC와의 인터뷰에서 "오전 7시 10분 전에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10시쯤 차를 받았다"며 "6시에 와서 9시 넘어까지 차를 못 받은 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여행객도 "(기다리는 동안) 아기들이 울고, 다른 분들이 항의하고 그랬다. 사고 나는 거 아닌가 싶었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북극발 한파 여파로 올겨울 차량 배터리 방전 사고가 예년보다 급증하고 있는 거로 나타났다.

일찌감치 추위가 찾아온 지난해 12월 5일부터 16일까지 약 열흘간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긴급출동 서비스 건수는 총 63만 5091건이었다고 조선비즈는 전했다. 이 중 60%가 차량 배터리 방전 때문이었다.

계속된 맹추위에 이달에도 자동차 배터리 방전으로 인한 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에펨코리아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보면 운전자들은 "아침에 나왔는데 시동이 안 걸리네요", "몇 시간 사이에 방전됨", "문이 아예 안 열립니다. 방전된 듯", "하루만 그냥 놔뒀는데 그대로 방전", "방전 때문에 긴급 출동 불렀는데 긴급이 아니네요..."라고 하소연했다.

차량 배터리는 기온이 10도 이하로 내려가면 성능이 20~30% 정도 떨어지고, 영하 10도 이하의 추위엔 전력 소모가 없어도 성능이 현저히 저하돼 방전 위험이 커진다. 시동 자체가 안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이를 막기 위해선 차량 온도가 너무 낮게 떨어지지 않도록 가급적 실내에 주차하는 편이 좋고, 상황이 여의찮으면 담요나 보온 커버를 활용해 배터리를 감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운행 시엔 출발 전 예열을 충분히 해줘야 엔진오일이 스며들지 않아 엔진 내부가 마모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또 배터리 방전의 주요 원인인 블랙박스도 '저전압 차단' 기능으로 설정하거나 장기간 주차 시엔 아예 선을 빼놓는 편이 낫고, 평균적인 배터리 수명이 3~4년임을 고려해 미리 성능 점검을 받고 교환하는 것도 필요하다.

동파 방지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동액이 충분히 있는지도 미리 확인해야 한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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