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소희’ 배두나X김시은, 외면하지 말아야 할 진짜 우리 이야기 전한다 [wiki종합]
2023-01-3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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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더라도 꼭 세상에 알려져야 하는 이야기
'도희야' 감독 신작 '다음 소희' 개봉 D-8
믿고 보는 배우 배두나, 충무로의 샛별로 떠오른 배우 김시은, 정주리 감독이 조금 늦더라도 세상에 꼭 알려져야 하는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전한다.
31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다음 소희’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정주리 감독과 배우 배두나, 김시은이 참석했다.

‘다음 소희’는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김시은)현장 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 장편 데뷔작 ‘도희야’로 제67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공식 초청된 정주리 감독의 신작이다.
특히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가져와 제작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2016년 전주에 위치한 한 이동통신사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갔던 여고생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조사 과정에서 혹독한 업무 환경으로 고통스러워했다는 게 밝혀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다음 소희'는 이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이날 정주리 감독은 “모든 게 사실적일 수는 없겠지만 사실적인 요소를 기반으로 현실적으로 만들려고 했다. 특성화고에서 콜센터로 실습을 나간 학생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모든 특성화고의 이야기라고 할 수는 없다”며 “하나의 사건을 제 나름대로 제가 할 수 있는 한 파고들고 최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로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객분들도 영화를 보시고 전체 이야기라고 생각하시기보다는 구체적인 한 아이가 살았던 이야기라고 생각하셨으면 좋겠다”며 “비록 현실에서 그 친구는 죽었지만, 이 영화를 통해 그래도 그다음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 감독은 “지금, 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 이유는 너무 늦었지만 내가 이제야 알았기 때문”이라며 “그전에 있었던 일, 이후에 있었던 일을 알아가면서 ‘어쩌면 저도 그 일을 반복하게 한 사회 전체의 일원이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만드는 내내,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렇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 소희’는 두 배우가 이끌어 간다. 배두나는 고등학생 현장실습생인 소희의 죽음을 파헤치는 형사 유진 역을, 김시은은 특성화고를 다니다 콜센터로 실습을 나간 소희 역을 연기했다.
오유진 형사 역을 맡은 배두나는 “감독님과는 ‘도희야’로 작업을 했었다. 7년 후 시나리오를 보내셨는데 그게 ‘다음 소희’였다. ‘또 좋은 이야기를 쓰셨구나’ 싶었다”며 “소재와 주제 의식 모든 것에 다시 한번 반했던 것 같다. 감독님 옆에서 무슨 역을 어떻게 시키든 감독님에게 내가 필요하면 옆에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특성화고를 다니다 콜센터로 실습을 나간 소희 역을 연기한 김시은은 “시나리오를 읽고 촬영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거라는 생각은 못 했다. 한국적인 정서가 많이 들어있다고 생각했다”면서 “해외에 나가보니 ‘이게 비단 우리나라 일만 아닐 수 있구나’ 다른 나라에도 다양한 소희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소희는 싫으면 싫다고 정확하게 표현할 줄 아는 친구였다. 그런데 그 친구가 콜센터에 실습을 나가면서 고립되는 과정을 겪는다. 그런 모습을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순간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감독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에 둔 건 소희의 감정이다. 처음에는 소희가 상담원을 어색하게 하다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로봇처럼, 기계적으로 표현하면서 관객들이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이야기했다.


베테랑 배우인 배두나에게 ‘다음 소희’는 어려운 작품이었다. 그는 “독특한 구조다. 여자 2명이 메인으로 나오는데 1, 2부로 나뉘어서 한 명이 이야기를 쭉 끌고 가다가 두 번째 여자가 나와서 막 이야기를 끌고 간다. 제가 두 번째고 관객분들은 이미 어떤 일이 벌어지는 다 봤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제대로 섬세하게 연기하지 않으면 그 감정이 계산된 것이 아닌 관객이 같이 느낄 만한 날것의 감정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제가 티 내면서 열연하는 스타일은 아니라 관객들과 페이스를 맞춰서 하려고 했다. 너무 감정적으로 흥분하지 않았다”면서도 “저도 사실 어떻게 연기한 지 모르겠지만 들어가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다”며 미소 지었다.
이에 정 감독은 “배두나는 어떤 영화를 만들어줄지 알아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고맙게도 같이 하겠다고 연락을 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배두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영화 ‘다음 소희’는 다음 달 8일 전국 극장에 개봉된다. 러닝타임 138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