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들은 반드시 분산시킨다”… 현직 교사가 밝힌 반 배정 방법 (+꿀팁)
2023-02-0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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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사들이 밝힌 반 배정 기준
가장 고려하는 요소는 '학교 폭력'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반 배정을 기다리고 있는 시기, 중·고등학교 현직 교사들이 반 배정 기준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5일 유튜브 채널 스브스뉴스에는 '반장 경력? 애인 유무? 현직 교사에게 물어본 반 배정 기준'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4~7년 차 중·고등 교사 조현주, 유일환, 전해림 씨가 등장해 반 배정 기준을 공개했다.

세 사람은 반 배정의 기본 틀은 '성적'이라고 밝혔다. 조현주 교사는 "석차 순으로 자동 배정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걸 몇 부씩 인쇄해서 선생님들과 반 배정 회의를 한다"고 말했다.
기본 틀이 잡히면 반 분위기 형성을 위해 학생들의 성향, 연애, 친한 무리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한다고 전했다.
전해림 교사는 "학교생활 적응을 잘하는 '에이스'들이 있다. 이 친구들을 분산시킨다"며 반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학생들을 각 반에 적절히 배치한다고 했다.
반대로 반에 잘 섞이지 못할 것 같은 성향의 학생들은 한두 명씩 붙여두기도 한다. 조현주 교사는 "딱 봤을 때 혼자 있을 만한 친구가 있는지를 본다. 같은 성향을 가진 친구가 없으면 반에 섞일 수 없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같은 성향을 가진 친구가 반에 한 명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 사람은 눈에 띄게 붙어 다니는 무리는 떼어 놓는다고 입을 모았다.
조 교사는 "아무리 좋은 무리여도 그 친구들이 분산되어야 다른 반에서 역할을 해서 떨어뜨려 놓는다. 한곳에 모여 있으면 반에서 반 티를 정하는 상황 등 그 무리 위주로 반 분위기가 흘러갈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 배정은 연말 대상 같은 거다. 연말의 이미지와 친구 관계가 반 배정을 좌우한다. 그래서 연말에 친한 친구들끼리 몰려다녀서 선생님 눈에 띌 수 있으니 (같은 반이 되고 싶다면) 자중해라"라고 꿀팁을 소개했다.
이외에도 학급 규칙을 잘 지키지 않는 친구와 기가 센 친구를 같이 배정하거나 외향형 학생과 내향형 학생을 섞는 등 반 분위기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고려한다고 밝혔다.
배정 시 가장 많이 고려하는 요소로는 학교 폭력 등 학생들 간의 갈등 관계를 꼽았다.
유일환 교사는 "힘든 친구에게 어떤 친구가 옆에 있으면 도움이 된다고 하면 가능한 한 붙여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 교사는 "가능한진 모르겠지만 같은 반이 되기 힘든 학생이 있다면 반 배정 시기에 담임 선생님께 다른 반 시켜달라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르고 있는 경우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교사들은 학교 폭력이 발생했을 경우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을 떨어뜨려 놓는 것이 1순위라고 강조했다.

전 교사는 "우리한테 너무나 큰 이슈다. 그걸로 인해서 반 배정이 완전히 바뀐다"며 "만약 '더 글로리'에서 처럼 가해 학생이 다섯 명이라면 다섯 명을 다 찢어 놓으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유 교사는 "학생들도 뭉쳐있을 때는 집단행동을 하는데 혼자 있을 때는 안 하는 학생들이 있어서다"라고 덧붙였다.
현직 교사라고 밝힌 누리꾼들은 해당 게시물에 "학기 말에 교무실 자주 못 들어오게 한 이유가 이거다" "고등학교는 고교학점제로 인해 갈수록 선택과목이 너무 세분돼서 관계 고려하면서 반 배치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너무 힘든 친구 있으면 꼭 담임 선생님께 말해야 한다" "고등학교는 선택과목, 진로가 비슷한 학생들끼리 묶는다" "초등학교는 성적이 없기 때문에 가나다순으로 초안 잡고 담임 선생님들이 모여 회의한다" "집단 지성이 정말 맞는 게 담임들 다 모이면 알아채지 못한 온갖 것들이 다 튀어나온다. 그러다 보면 정말 도저히 떼놔야 하는데 떼놓을 수 없는 애들이 생기기도 한다" 등 댓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