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본 수능점수 기대 이하”...코딩 실력도 “아직은 그닥”
2023-02-0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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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낙제점...코딩 숙제엔 “업데이트 안돼 못 한다”
AI 전문가 “챗GPT 열광 아직 일러...갈길 멀다”
챗GPT가 한국의 수능시험을 치른 결과, 수학영역은 낙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조선일보가 지난 6일 보도했다.
이번 실험은 AI 기술검증 스타트업 애나가 연세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실시했다.
그나마 영어영역에서는 이번 시험에서 2등급이 나왔다.
애나 측은 “영어에선 듣기 16문제 중 14문제, 독해 17문제 중 13문제 정답을 맞혔다”며 “문단에 함축된 의미 추론, 요지 파악, 글의 목적과 주제 파악 등 난이도가 높은 문제에서 모두 답을 맞혔다”고 했다.

다만 수학에서는 "공통 과목 분야에서 20문제 중 6문제만 정답을 맞혔다”며 “특히 확률과 통계, 미적분학, 기하 분야 문제는 전부 오답을 낼 만큼 챗GPT의 수학 능력은 아직 현저히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 자체로 실시한 수능 국어영역에서도 지문을 제시하고 '위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문제를 풀게 했으나 “음…뭔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나중에 다시 해주세요”란 에러 메시지를 내놨다고 한다.
챗GPT가 공개되자마자, 세계가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말 그대로 센세이션이다.
고난도 시험문제를 척척 푸는 것은 물론 작문과 그림, 작곡, 코딩 등 인간이 하는 창작활동을 챗GPT가 즉석에서 대신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챗GPT는 미국 오픈AI사가 최근 공개한 일종의 생성AI(인공지능)이다.
여기서 '생성'이란 단순히 학습에서 멈추지 않고,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생성해 낸다는 의미다.

챗GPT는 이제 우리 인간 생활 속으로 들어온 사실상의 첫 AI임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환호를 부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위 수능 시험 사례는 이러한 시각을 나름 잘 대변해주고 있다.
코딩 개발자가 경험한 또 다른 사례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한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는 "수평으로 돌아가는 큐빅 화면을 'Jetpack Compose'라는 라이브러리의 코드를 활용해 만들어보라"고 챗GPT에 지시했다.



그랬더니 돌아온 답은 "라이브러리 업데이트가 21년까지밖에 안 돼, 코딩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 개발자는 "이 코딩은 꽤 난이도가 있는 레벨이긴 하다. 하지만 챗GPT는 현재 이 로직을 따라오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아직은 실무에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MIT-IBM 왓슨 AI연구소의 데이비드 콕스 소장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AI는 좁은 인공지능(Narrow AI), 넓은 인공지능(Broad AI), 일반 인공지능(General AI)의 3단계로 진화한다"며 "현재는 아직 2단계에도 이르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AI가 복수의 과제를 동시적으로 수행하는 2단계까지 가려면 소규모 데이터만으로도 학습이 가능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에 가까와지는 3단계 AI는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학습과 추론 능력에다 광범위한 자율성까지 갖춰야 한다"면서 "이는 2050년 이후나 가능한 일"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콕스 소장은 "AI 기술 속도가 이렇게 빠를 줄 몰랐다. 정말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