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2등 당첨된 사람이 직접 공개한 긴장감 넘치는 당첨금 수령 후기
2023-02-0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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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금 받으러 왔습니다” 했더니
직원 심드렁하게 “번호표 뽑으세요”

로또 2등에 당첨된 '행운남'이 긴장감 넘쳤던 당첨금 수령 당시를 해학적으로 전달한 글이 화제다.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지난 4일 추첨한 1053회 동행복권 로또 2등 당첨자의 당첨금 수령기가 올라왔다.
당시 5개 번호와 보너스 번호가 일치한 2등은 64명이 배출됐다. 당첨금은 세전 7456만3990원이었다.

2등 당첨자 A씨는 "2등은 지역 농협에서도 수령이 가능해 집 근처 농협을 다녀왔다"며 "(당첨금 찾으러 갈 때) 정장에 구두 신고 가라는 댓글도 있던데 그냥 근무복 입고 갔다"고 소개했다. 서울 농협은행 본점에서만 받을 수 있는 1등 당첨금과 달리, 2~3등 당첨금은 지역 농협에서 탈 수 있다.
그는 "귀찮아서 내일(8일) 갈까 하다가 하루 이자 더 받을 생각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근무 중에 다녀왔다"며 "로또 되면 로또 용지 잃어버릴까 봐 식음을 전폐할 줄 알았는데, 차에 놔두고 다녀도 아무렇지 않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농협 도착해서 청원경찰에게 첩보원이 암호를 속삭이듯 '로또 수령하러 왔습니다'했는데 '근데 뭐'라는 표정으로 '번호표 뽑으세요' 하더라"며 "철통 보안 속에 VIP룸 들어가는 상상이 무색하게 그냥 대기석에 앉았다"고 익살스럽게 말했다.

30분쯤 기다리다 창구로 호출받은 A씨는 이번에는 제대로 된 '요원'을 만나길 바라며 직원에게 암호를 속삭여봤다.
하지만 직원은 그동안 쏟아졌을 '3등' 당첨자에 익숙한 듯 "농협 통장 있으세요? 없으시면 당첨금 수령 목적만으로 개설이 안 되니 현금으로 찾아가시거나 급여 이체의 목적 또는 카드 개설하시고 통장 만드셔야 돼요"라고 했다.
A씨는 고민하다 "수표도 되나요"라고 물었더니 그 직원은 '100만원을 뭐 수표로'하는 표정으로 조회해보더니 안색이 급변했다.
직원은 "아앗. 2등이시네요? 잠시만요"하더니 엄청 친절하게 수령 절차를 밟아줬다. A씨에게 "어디서 로또 구입했느냐"고 정보를 캐기도 했다.

A씨는 당첨금 실수령액 5816만원이 찍힌 입금증을 인증했다.
A씨는 "3등은 피눈물 났을 거 같은데 2등은 자다가 한 번씩 깨서 '34' 외치는 잠버릇이 생긴 거 제외하고는 담담하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34번은 이번 회차 1등 로또 당첨 번호 중 A씨가 빠뜨린 번호다.
당첨금 사용 계획에 대해 그는 "나와 아내가 명품 시계 하나씩 장만했고 나머지는 통장에 넣어뒀다가 가족여행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