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 대선배 이병헌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민폐 끼쳤다

유아인의 프로포폴 처방이 지나치게 잦았단 이유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수사를 의뢰하자 경찰은 유아인 체모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맡기고 유아인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혐의를 뒷받침할 단서를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유아인 출연 예정작의 촬영 여부, 출연작의 공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넷플릭스는 오는 6월부터 드라마 '지옥2'를 촬영하려고 했다. 2021년 11월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은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화제를 모았던 까닭에 일찌감치 후속 시리즈 제작이 확정됐다. 총 6부작인 시즌 1엔 150억~200억원 안팎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전 세계적인 인기로 흥행이 보장된 만큼 시즌 2의 제작비는 이보다 훨씬 많은 수준에서 책정됐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출연 배우가, 그것도 작품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연 배우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린 까닭에 제작 여부가 불투명해지게 됐다. 김현주 박정민 양익준 등 출연진의 스케줄이 헝클어진 것은 물론이다.

넷플릭스는 다른 작품으로도 유아인 때문에 골머리를 앓게 됐다. 넷플릭스는 한국 바둑계 두 전설인 조훈현과 이창호의 사제 대결을 그린 영화 ‘승부’를 상반기에 공개하려고 했다. 유아인이 이창호를, 이병헌이 조훈현을 연기한 영화다. 넷플릭스는 사제 간의 역사적인 대국이 시작되기 직전의 순간을 담은 스틸을 홈페이지에 띄워두고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하지만 유아인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이 불거져 공개 시기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장르와 캐릭터를 가리지 않고 실감 나는 연기력을 과시해왔던 이병헌의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유아인이 출연한 넷플릭스 드라마는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구와 소행성이 충돌하기까지 200일을 남겨두고 혼란에 빠진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종말의 바보'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안은진·전성우 등이 함께한 이 드라마도 현재 상황으로선 공개 시기를 명확히 정하기 어렵게 됐다.

배우 스캔들에서 극장 개봉작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이 넷플릭스로선 그나마 위안거리다.

문제는 영화 '하이파이브'다. 우연히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초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엔 올해 극장에서 개봉될 예정이었다. '과속스캔들'을 연출한 강형철 감독이 3년 만에 복귀하는 작품으로도 화제를 모았지만 유아인의 프로포폴 스캔들로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등 주연 출연진도 황당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유아인은 이 영화에서 각막이식을 받은 뒤 와이파이 같은 전자기파를 눈으로 보는 초능력을 얻은 인물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