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2003년 대한민국을 강타한 사건 5가지

2023-02-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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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국민들을 울고 웃게 했던 이슈
대구 지하철 참사·14호 태풍 매미 등

2023년 계묘년 새해를 맞은 지 어느새 두 달이 됐다. 삼성전자 갤럭시S23이 출시되고 애플페이가 출시를 코앞에 두는 등 20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20년 전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땠을까. 2003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의미 있는 각종 이슈 다섯 가지를 간단히 추려봤다.

1. 전 국민이 슬픔에 잠긴 날,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지난해 대구지하철화재참사 19주기를 맞아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추모탑 앞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유가족 등 참석자들이 희생자의 이름을 적어 넋을 기리는 꽃밭에서 오열하고 있다.    / 이하 뉴스1
지난해 대구지하철화재참사 19주기를 맞아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추모탑 앞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유가족 등 참석자들이 희생자의 이름을 적어 넋을 기리는 꽃밭에서 오열하고 있다. / 이하 뉴스1
2021년 시민들이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2.18대구지하철화재참사 기억공간 앞을 지나고 있다.
2021년 시민들이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2.18대구지하철화재참사 기억공간 앞을 지나고 있다.

2003년 2월 18일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으로 35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192명이 사망했다. 당시 지하철에 탄 60세 남성의 방화로 시작된 화재는 순식간에 열차 두 대를 집어삼켰다. 불길이 맹렬해 구조대원들은 1시간 40분이 지난 뒤에야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 지금도 중앙로역 한편에는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를 기억하는 '기억 공간'이 마련돼 있다.

2. 황금기를 맞은 대중예술문화계

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컷 / 이하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컷 / 이하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올드보이' 스틸컷
영화 '올드보이' 스틸컷

2003년 영화계는 딱 두 작품으로 정리할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과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세계적인 거장인 두 감독의 대표작이 2003년 개봉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한국 영화가 가장 좋았던 시절, 한국 영화의 창의력이 굉장한 에너지를 보여줬던 시절 하면 아무래도 2003년이 아닌가. 한국 영화의 화양연화 같은 때가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영화계뿐만 아니다. 김범수의 '보고 싶다', 임창정의 '소주 한 잔', 브라운아이즈의 '점점', 비의 '태양을 피하는 방법', 이효리의 '10 미닛(minutes)' 보아의 '아틀란티스 소녀', YB의 '잊을게' 등 지금까지 사랑받는 명곡이 탄생했다. 그룹 동방신기가 데뷔한 해이기도 하다.

MBC '대장금' / MBC 홈페이지 캡처
MBC '대장금' / MBC 홈페이지 캡처

드라마도 빠질 수 없다. 9월 15일 MBC '대장금'이 처음으로 전파를 탔으며, 같은 달 30일 SBS '야인시대'가 막을 내렸다. 이외에도 SBS '올인', MBC '다모' 등이 처음 방송됐다.

또 주말의 마지막 밤을 책임졌던 KBS 2TV '개그콘서트'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야심만만 만명에게 물었습니다' 등 공개 코미디·토크쇼 프로그램도 큰 인기를 받았다.

3. 대한민국을 강타한 초대형 태풍 '매미'

2003년 14호 태풍 매미가 휩쓸고간 성산포항 우도도항선 부두. 대합실 매표소로 사용하던 20여평의 대형 컨테이너가 강풍에 날려 인근에 있던 차량 2대를 파괴됐다. / 이하 연합뉴스
2003년 14호 태풍 매미가 휩쓸고간 성산포항 우도도항선 부두. 대합실 매표소로 사용하던 20여평의 대형 컨테이너가 강풍에 날려 인근에 있던 차량 2대를 파괴됐다. / 이하 연합뉴스
태풍 '매미'가 몰고온 호우로 경남 창녕군 남지읍 낙동강 인근 한 농가가 여전히 물빠짐이 늦어져 아직도 물에 잠겨 있다
태풍 '매미'가 몰고온 호우로 경남 창녕군 남지읍 낙동강 인근 한 농가가 여전히 물빠짐이 늦어져 아직도 물에 잠겨 있다

9월 12일 14호 태풍 '매미'가 경남 사천과 마산, 부산 등 남해안을 강타했다. 태풍 매미의 순간 최대 풍속은 60m/s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국가기록원 자료에 따르면 태풍 매미가 약 7시간가량 한반도에 머물면서 전국적으로 4조 7810억원의 재산피해(사유시설 피해액은 1조 5170억원)와 1만 975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사망 119명, 실종 13명에 달했다.

4. '국민타자' 이승엽의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아시아 신기록

이승엽이 2003년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롯데전에서 아시아 홈런 신기록인 56호 홈런을 친 후 동료선수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이승엽이 2003년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롯데전에서 아시아 홈런 신기록인 56호 홈런을 친 후 동료선수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03년 대구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삼성의 경기에서 이승엽 56호 홈런볼을 받기 위해 잠자리채를 들고 외야관중석에 자리잡은 관중들
2003년 대구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삼성의 경기에서 이승엽 56호 홈런볼을 받기 위해 잠자리채를 들고 외야관중석에 자리잡은 관중들

10월 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과 롯데 경기. 수많은 야구팬이 잠자리채를 들고 외야 관중석에 몰려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승엽의 56호 홈런볼을 낚기 위해서다. 이승엽은 1964년 일본프로야구 오사다 하루가 세운 아시아 홈런 기록(55개)를 39년 만에 갈아치웠다. 그의 56호 홈런볼은 펜스와 외야관중석 사이 공간에 떨어졌는데, 구단 협력업체 직원이 주워 구단에 기증했다. 현재 '삼성 라이온즈 역사관'에 있다.

5. 수많은 인터넷 패러디물을 탄생시킨 '을용타'

2018년 FC서울 감독 대행으로 나선 이을용
2018년 FC서울 감독 대행으로 나선 이을용
당시 유행했던 을용타 패러디 사진들 / 이하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
당시 유행했던 을용타 패러디 사진들 / 이하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
당시 유행했던 을용타 패러디 사진들
당시 유행했던 을용타 패러디 사진들
'을용타' 당시를 회상하는 이을용(오른쪽) / 유튜브 '이거해조 원희형'
'을용타' 당시를 회상하는 이을용(오른쪽) / 유튜브 '이거해조 원희형'

12월 7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대한민국과 중국 국가대표 경기. 이을용이 중국 선수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때려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당시 네티즌들은 이을용이 넘어진 중국 선수를 바라보는 사진을 두고 수많은 패러디물을 제작했다. 2000년대 초반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인터넷 문화와 함께 '을용타' 밈(meme)이 크게 인기를 끈 것이다.

이을용은 최근 유튜브 채널 '이거해조 원희형'에 등장해 '을용타' 사건을 회상하며 "거친 몸싸움 때문에 감정이 쌓여있던 상태였다.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되는데 무의식적으로 (머리가) 팽 돌았다"며 "경기가 끝나고 그 선수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털어놨다.

home 오영준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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