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수학여행 모습이 큰 충격을 자아내고 있다... 완전히 딴 세상 같다 (+영상)

2023-02-1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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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환경
식사 도중 식당 천장에서...

1980년대 수학여행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장면이 담겼다.

경주행 수학여행에 설레는 학생들. /이하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
경주행 수학여행에 설레는 학생들. /이하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

MBC 뉴스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는 2019년 5월 '상상을 초월했던 그때 그 시절 수학여행 클래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최근 각종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상상을 초월했던 그때 그 시절 수학여행 클래스.

1988년 6월에 방송된 MBC 뉴스 코너 '카메라 출동' 방송본을 재가공한 해당 영상에서 학생들은 경주로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 기차 안에서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학생들은 취재진에게 "너무 설레 며칠 전부터 잠을 못 잤다" "선생님들 골려주고 교실에서 못했던 장난도 많이 하고 싶다" 등의 소감을 밝혔다.

경주행 수학여행에 설레는 학생들.
경주행 수학여행에 설레는 학생들.

기차 등을 타고 경주의 한 숙소에 도착한 학생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교사들은 세 평 남짓한 방에 30명이 넘는 학생을 구겨 넣었다. 여관방 벽지에는 이미 다녀간 학생들의 불만 글이 빼곡했다.

학생들은 "한 방에 너무 많은 사람이 자니까 냄새가 너무 많이 나고 베개도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학생들이 수학여행 첫날 밤, 열약한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학생들이 수학여행 첫날 밤, 열약한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다음 날 아침에도 지옥 같은 생활은 계속됐다. 건물 밖에 설치된 세면장은 수도꼭지와 세숫대야를 서로 차지하려는 학생들로 난장판을 이뤘다. 결국 수도꼭지를 차지하지 못한 학생들은 근처 냇가로 내려가 씻어야 했다.

학생이 세면장에서 수도꼭지와 세숫대야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을 펼치고 있다.
학생이 세면장에서 수도꼭지와 세숫대야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을 펼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식사가 최악이었다. 설익은 밥과 간이 안 된 반찬에서 쉰 냄새가 진동했고, 식당 천장은 패널이 크게 훼손돼 물이 뚝뚝 떨어졌다. 취재진이 훼손된 패널을 건드리자 다량의 물줄기가 흘러내려 학생들은 비명을 질렀다.

학생들이 설익은 밥과 간이 안 된 반찬에 불만을 늘어놓고 있다.
학생들이 설익은 밥과 간이 안 된 반찬에 불만을 늘어놓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현지 견학 장소에 가도 많은 인원 탓에 눈도장만 찍고 오는 게 전부였다.

밤엔 또다시 3평 남짓한 숙소에 감금돼 외출은 꿈도 못 꿨다.

수학여행 기간 눈도장만 찍는 견학과 철저히 통제된 숙소 생활.
수학여행 기간 눈도장만 찍는 견학과 철저히 통제된 숙소 생활.

이 당시 수학여행 환경이 정말 열약했던 가장 큰 이유는 숙박비 일부를 촌지로 받은 교사들 때문이었다.

실제로 한 숙박업소 사장은 "우리에게 사전 답사 오신 선생님들에게 30~50만원을 주고, 교감 선생님에게 50만원을 드렸다"고 밝혔다.

일부 학생들은 수학여행에 불참하기 위해 병원에 가 진단서를 요구하기도 했다.

국립의료원 의료부장 주양자 박사는 "아주 크게 아프지도 않은데 수학여행 가기 싫다고 진단서를 써 달라고 하더라. 정말 의아했다"고 말했다.

선생들에게 촌지를 줬다고 진술하는 한 숙박업소 사장(상)과 수학여행 가기 싫다며 가짜 진단서를 끓어달라는 학생들이 의이하다는 주양자 박사.
선생들에게 촌지를 줬다고 진술하는 한 숙박업소 사장(상)과 수학여행 가기 싫다며 가짜 진단서를 끓어달라는 학생들이 의이하다는 주양자 박사.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내 돈 내고 가서 고생만 했네..." "학생들 돈 모아다가 뭐 하는 거지..." "난 1982년생인데 고3 졸업 앞두고 간 여행이 저랬다..." "2008년생인 중학생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수학여행 못 가 아쉬웠는데 환상이 확 없어지네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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