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본 딸이 저 몰래 빼돌린 과외비 500만원으로 성형한다고 하네요” (feat. 1등급)

2023-02-1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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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돈이 있어 그리하냐고 했더니...”
“뒤통수 제대로 맞았네요...”

수학능력시험에서 수학 1등급을 맞은 한 여고생이 2년 가까이 엄마 몰래 수학 과외비를 빼돌려 성형 자금으로 모은 사연이 전해졌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작년 11월 17일 오전 대구 수성구 덕원고등학교 교실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을 앞두고 손을 모아 기도하고 있다. (참고 사진) /뉴스1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작년 11월 17일 오전 대구 수성구 덕원고등학교 교실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을 앞두고 손을 모아 기도하고 있다. (참고 사진) /뉴스1

디시인사이드 등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최근 '성형하려고 엄마 몰래 과외비 빼돌린 수능 본 여고생'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는 과거 주부 익명 커뮤니티 82쿡에 올라온 상담 글의 캡처본으로 다시금 눈길을 끌고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수능 본 딸이 성형하고 싶다고 상담받고 온다네요.

제가 웬 돈이 있어 그리하냐고 했더니 솔직히 말해도 되냐고 하길래 그러라고 했습니다.

뒤통수 제대로 맞았네요. 우울합니다...

고2 기말시험 때부터 친구와 그룹으로 수학 과외 한다기에 아무런 의심 없이 과외비 줬습니다.

계좌로 부치면 안 되냐고 했을 때 친구랑 모아서 한꺼번에 드린다고, 그걸 더 좋아한다 했을 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그간 문자도 여러 번 했기에 저는 정말 과외를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근데 딸은 이런 엄마 믿음을 철저하게 저버렸네요.

인터넷 강의 보면서 공부했고, 솔직히 과외 딱 한 달 해보고 아닌 것 같아서 그만뒀다고 합니다.

수능 치고 성형 꼭 하고 싶은데 부모가 반대할 거 뻔하니까 과외 안 하고 과외비를 모은 후에 그 돈으로 성형하려 생각했다네요.

'공부는 과외 없이 잘하자'라고 마음먹고 인강 봤다네요.

다행히 수리 가채점 결과는 턱걸이 1등급입니다. 문과고요.

이 돈을 회수해야 할지... 어찌해야 하나요?

노력의 비용이라 치고 줘 버릴까요?

거짓말한 건 정말 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또 얼마나 부모가 믿음을 안 줬으면 저러나 싶기도 하고...

500만 원 가까이 되는 돈 모은 딸을 참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남편은 아직 모르고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작년 11월 17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수능 시험을 마친 한 수험생이 부모님께 안기고 있다. (참고 사진) /뉴스1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작년 11월 17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수능 시험을 마친 한 수험생이 부모님께 안기고 있다. (참고 사진) /뉴스1

해당 사연을 접한 대다수 누리꾼은 "엄밀히 말하면 저건 횡령이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먼저니 따끔하게 혼내야 한다" "따님이 사회에 나가서 회사에서 업무상 준 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업무는 다른 방법으로 하고 '이 돈은 내 돈'이라면서 쓰고 다닐 거 생각하는 제가 너무 과대망상일까요" "공부 잘하면 웬만한 건 다 용서하는 분위기가 이런 사달을 낸 거라고 봅니다" 등의 조언을 했다.

반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확신할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일단 엄마 돈이고 자기 투자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죠" "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과외 대신 인강 들어가면서 스스로 알바했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등의 댓글을 남긴 이들도 있었다.

home 방정훈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