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이 만든 '여성우선주차장', 오세훈이 없앤다… '가족배려주차장'으로 전환

2023-02-1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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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도입한 '여성우선주차장'
본래 취지와 멀어져 남녀갈등의 중심이 돼 '가족배려주차장'으로 전환

서울시가 '여성우선주차장'을 '가족배려주차장'으로 전환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시청 간담회장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와 '약자와의 동행' 사업의 발전 방향 등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 이하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시청 간담회장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와 '약자와의 동행' 사업의 발전 방향 등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 이하 연합뉴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서울특별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에 대해 일부 조례를 개정한다.

개정조례안에 따르면 다양한 교통약자 배려 차원에서 '여성우선주차장'을 '가족배려주차장'으로 개정한다. 이용 대상 역시 확대된다.

기존 '여성우선주차장'은 여성만 대상이었던데 비해 '가족배려주차장'은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고령자뿐만 아니라 성별과 연령에 상관없이 이들을 '동반'한 사람으로 그 대상이 확대된다.

이에 서울시는 오는 3월부터 공영주차장과 공공기관 등 단계적으로 '여성우선주차장 표시'를 '가족배려주차장'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실시한다.

'가족배려주차장'은 승강기가 계단 등 이동통로나 장애인 주차구역과 인접한 곳에 위치할 예정이다. 기존의 분홍색이던 '여성우선주차장' 표시는 꽃담황토색으로 색이 변경돼 '가족배려주차장' 표시로 변경된다.

2011년 6월 13일 대구 중구청 주차장에 임신 또는 유아를 동반한 여성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확장형 여성우선주차구역 3면이 설치돼 눈길을 끌고 있다.
2011년 6월 13일 대구 중구청 주차장에 임신 또는 유아를 동반한 여성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확장형 여성우선주차구역 3면이 설치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여성우선주차장'은 2009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도입했던 제도다.

당시 주차장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가 늘어나자 여성 안전 확보를 위해 실시됐다. 이에 따라 주차 대수 규모가 30대 이상인 주차구역에는 엘리베이터나 출입구가 가까운 곳에 전체 주차 대수의 10% 이상을 '여성우선주차장'으로 만들어야 했다.

이 제도는 2010년 UN공공행정상을 수상하기도 했지만, 도입 1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역차별 논란 등 남녀갈등의 중심에 있다.

이에 서울시는 지하 주차장 폐쇄회로(CC)TV 확대 등 안전성이 개선됐으며, 역차별에 해당한다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등 제도의 본래 취지와 멀어졌다고 판단해 '여성우선주차장'을 '가족배려주차장'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home 박귀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