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자 전원 등록 포기” 연세대 정시모집 '이 학과'서 초유의 사태 발생

2023-02-1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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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10명 모집에 추가 합격자 11명을 발표한 연세대학교
삼성전자 채용이 보장되는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연세대학교 정시모집 과정에서 1차 합격자 전원이 등록을 포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14일 종로학원이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정시 모집 추가 합격자를 분석한 결과 전체 3개 학교의 총 모집 정원 4660명 중 1198명(25.7%)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까지 서울대와 연세대는 2차까지, 고려대는 3차까지 정시 추가 합격자를 발표했다.

연세대학교 가을 캠퍼스 전경 / 이하 연세대학교 홈페이지
연세대학교 가을 캠퍼스 전경 / 이하 연세대학교 홈페이지

특히 삼성전자 채용이 보장되는 계약학과인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10명 모집에 11명의 추가 합격자를 발표했다. 사실상 1차 합격자 전원이 등록을 포기한 셈이다.

연세대 컴퓨터과학과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정시 모집 인원은 34명이었지만, 이날 38명의 추가 합격자를 발표했다. 1차 합격자 전원에 일부 추가 합격자까지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 열린 연세대학교 축제 '아카라카' 풍경
2015년 열린 연세대학교 축제 '아카라카' 풍경

이탈한 합격자들은 의대, 약대 등 의학 계열로 진학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가 반도체 육성 정책을 강화하고, 대기업과 대학 간 인재 유치를 위한 협업을 진행 중이지만, 의대로의 이탈을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인서울 명문으로 꼽히는 연세대학교 캠퍼스
인서울 명문으로 꼽히는 연세대학교 캠퍼스

김기남 삼성전자 SAIT(舊 종합기술원) 회장은 이같은 현상에 아쉬움을 표하며 인력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삼성)도 반도체 계약학과도 만들고 무지 노력했는데 잘 안된다"며 "첨단 기술 경쟁력을 만들어내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인력이다. 인력 육성은 기업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국가와 학계, 산업계가 협력해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열린 연세대 축제 '아카라카를 온누리에'에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 뉴스1
지난해 열린 연세대 축제 '아카라카를 온누리에'에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 뉴스1

실제 국내 이공계 인재들의 반도체 분야 이탈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에서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반도체 관련 학과 수시 모집 최초 합격자 84명 중 58명(69%)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해당 학과들은 기업 채용이 보장된 계약학과로, 인재 유치를 위한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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