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논란' 후 첫 복귀한 샘 오취리 “진심으로 사과…계속 한국에서 살고 싶어”

2023-02-2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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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방송된 채널S '진격의 언니들'
샘 오취리, 인종차별 논란 후 첫 방송 복귀…진심으로 사과

인종차별 논란으로 거센 역풍을 맞았던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진심으로 사과했다.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 / 이하 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 / 이하 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21일 방송된 채널S '진격의 언니들'에서는 샘 오취리가 논란 후 처음으로 방송에 복귀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서 샘 오취리는 지난 2020년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졸업사진에 대해 흑인 비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후 샘 오취리가 K-POP을 비하하는 의미의 'teakpop'이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했으며 과거 방송에서 동양인 비하하는 제스처를 취한 것이 밝혀지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이후 약 2년간 방송에서 사라졌던 샘 오취리는 이날 처음으로 방송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본격적으로 얘기하기 전에 사과를 드리고 싶다. 그동안 저를 좋아해 주고 저를 엄청 사랑해주신 분들께 실망 드려서 죄송하다.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고개 숙였다.

이어 "('관짝소년단' 패러디한 고등학생들에 대해) 생각을 못 했다. 얼굴도 가리지 않았고 일부러 비하하는 의도가 아니었을 텐데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라며 "그때 사과문을 올렸는데 그게 더 사람들을 화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사과문을 올렸을 때 반응이 안 좋아서 제대로 사과하려고 했는데 또 한편으로는 말을 잘못했다가 괜히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 주변에서 가만히 있으라더라. 그러다 일이 커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한 방송에서 얼굴 찌푸리기 코너를 했는데 그게 동양인 비하를 한 게 됐다. '너는 동양인 비하했으면서 왜 그 친구들에게는 뭐라고 하냐'라는 소리를 들었다"라며 "또 제가 5년 전에 한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는데 그게 성적인 의미로 보일 수도 있던 거다. 그런데 저는 그런 생각을 못 했다. 나는 아무 의도가 없었지만 상대방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종차별 논란 이후 방송 활동을 멈춘 샘 오취리
인종차별 논란 이후 방송 활동을 멈춘 샘 오취리

또 "가나 대사관에서 연락이 왔다. 나 같은 사람이 왜 아직도 한국에 있냐고. 가나로 보내버리라고 하더라. 솔직히 제가 잘못한 부분이 있으니까 악플이나 욕하는 건 맞다고 생각했다"라며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대한민국 대 가나 경기 당시에도 SNS에 욕설이 많이 달렸다"라고 털어놨다.

샘 오취리는 이후 일도 모두 끊겼다고 고백했다. 이후 강연을 하기도 했지만 누군가의 신고로 인해 이어갈 수 없었다. 봉사활동 콘텐츠 댓글에서 '진심이면 염전을 가라. 인정해주겠다'라는 말을 듣고 실제 염전으로 갔으나 반응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샘 오취리는 "내가 누구지. 내가 범죄자인가 싶었다. 밖에 나가는 것도 무섭고 사람들 만나는 것도 무서웠다. 집에 있고 싶고 계속 자고 싶었다. 잠을 자면 생각을 안 하니까"라고 당시 심각했던 상황을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이 싫냐"는 질문에 "싫어하면 여기에 있겠냐. 한국에서 살고 싶다. 한국이 좋다. 한국 사람들도 좋다. 한국 친구도 많다. 식당에 가면 어머님들이 되게 잘해주신다. 나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정이라는 걸 배웠다"라고 진심을 밝혔다.

그러면서 "주변에 한국 오고 싶어 하는 친구도 많다. 싫어하면 오지 말라고 할 거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한국이 좋다. 정이 넘치고, 따뜻한 한국 사람이 많다. 오면 진짜 제대로 된 정을 느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제가 13년 동안 한국에 살았지만 아직 한국 사회에 대해 부족하고 모르는 게 많다는 걸 깨달았다.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한 번 생각하고, 두 번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가장 중요한 거였다"라며 "그때로 돌아가면 글을 안 올릴 거다. 생각이 짧았다. 만일 올렸어도 그 친구들 얼굴을 가리지 않았던 것에 대해 사과했을 거다. 그 친구들에게 말할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 내가 너무 미안하다"라고 후회했다.

한편 '진격의 언니들'은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20분 방송된다.

home 이설희 기자 seolhee2@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