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계 손흥민' 될까?… 현재 NBA에 가장 근접한 한국 선수 이현중

2023-02-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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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리그 산타크루즈 워리어스 입단한 이현중
이현중의 NBA '콜업' 기회 찾아 올까?

한국에 스포츠 문화가 확실하게 자리 잡으면서 축구, 야구를 비롯해 배구 등 여러 종목에서 최고 수준의 선수가 나오고 있다. 축구에선 손흥민, 야구에선 류현진, 배구에선 김연경 등 최고 수준의 선수가 세계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다만 농구만큼은 예외다. 한국 선수의 해외 진출은 쉽지 않다. 한때 농구 불모지로 불린 일본에선 NBA 선수가 나오고 있다. 와타나베 유타가 브루클린 네츠의 핵심 벤치 멤버로 자리 잡았다. 혼혈인 하치무라 루이는 명문 팀 LA 레이커스에서 뛰고 있다. 한국 농구 팬들 입장에선 부러운 일이다.

다행히 한국에선 이현중이 NBA 진출의 꿈을 키우고 있다. 그는 지난해 NBA 신인 드래프트 지명 불발의 고배를 마셨지만, NBA 하부 리그인 G리그를 통해 다시 일어났다.

이현중 / 산타크루즈 워리어스 공식 페이스북
이현중 / 산타크루즈 워리어스 공식 페이스북

G리그는 지난 2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현중이 산타크루즈 워리어스에 합류했다고 발표했다. 이현중은 NBA 간판스타 스테판 커리가 있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산하 팀 산타크루즈 워리어스에서 NBA 도전의 첫 단추를 채우게 됐다. 마침 스테판 커리는 이현중의 대학(미국 데이비슨대) 선배이기도 하다.

G리그에서 두각을 보인 선수는 NBA 팀과 계약을 맺는 '콜업'을 노려볼 수 있다. 이현중에게 NBA 진출의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 이현중의 플레이 스타일

이현중의 롤 모델인 클레이 탐슨(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 클레이 탐슨 인스타그램
이현중의 롤 모델인 클레이 탐슨(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 클레이 탐슨 인스타그램

국내 팬들에겐 '커리 후배'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이현중의 플레이 스타일은 커리의 단짝인 클레이 탐슨과 가깝다. 실제로 이현중은 롤 모델이 탐슨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현중과 탐슨은 팀에서 3점과 수비(3&D) 역할에 집중하며, 공을 들고 풀어나가는 온더볼 플레이보다 공이 없을 때 부지런히 움직이는 오프더볼 무브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만큼 번득이는 센스와 간결한 움직임을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다만 신장(202㎝)에 비해 아쉬운 몸싸움 능력은 꾸준히 지적돼 왔다. 이현중은 부족한 피지컬을 채우기 위해 체중을 90㎏ 초반에서 99㎏으로 증량했다고 최근 밝혔다.

- NBA 하부리그에서 뛴 한국 선수는?

이현중 먼저 NBA 하부리그 경험을 쌓았던 하승진(왼쪽)과 이대성 / 뉴스1
이현중 먼저 NBA 하부리그 경험을 쌓았던 하승진(왼쪽)과 이대성 / 뉴스1

이현중은 하승진(은퇴), 방성윤(은퇴), 이대성(대구 한국가스공사)에 이어 네 번째 NBA 하부리그 출신 선수가 됐다.

한국인 최초 NBA에 진출한 하승진은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46순위로 포틀랜드 블레이저스에 지명된 후 2006년 NBDL이라고 불린 하부리그에서 활약한 바 있다. 방성윤은 2004년과 2009년 하부리그 드래프트에서 지명돼 G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대성은 2017년 G리그 이리 베이호크스에서 2달간 뛴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 이현중이 NBA에 '콜업' 될 수 있을까?

제레미 린(왼쪽), 프레드 밴블릿 / 제리미 린, 프레드 밴블릿 인스타그램
제레미 린(왼쪽), 프레드 밴블릿 / 제리미 린, 프레드 밴블릿 인스타그램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실제로 G리그 소속 선수가 NBA로 콜업돼 꾸준한 기량을 펼친 사례를 찾기 힘들다. 그만큼 NBA와 G리그 사이에는 엄청난 격차가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또 워리어스의 팀 컬러 상 슈터들이 많이 포진돼 있어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몇 년 전 NBA에서 센세이셔널한 활약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 미국계 대만인 제레미 린(가오슝 스틸러스)의 경우, 이현중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둘 모두 NBA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되지 않았으며 G리그로 발걸음을 옮겼다. 현재 NBA 정상급 가드로 성장한 프레드 밴블릿(토론토 랩터스) 역시 G리그로 콜업됐다. 이현중 역시 쉽사리 포기할 수는 없다.

2021년 필리핀 버블에서 열린 2021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대한민국과 필리핀의 경기에서 이현중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 이하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2021년 필리핀 버블에서 열린 2021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대한민국과 필리핀의 경기에서 이현중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 이하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2021년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남자농구 2020 도쿄올림픽 A조 베네수엘라와의 경기에 뛰고 있는 이현종.
2021년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남자농구 2020 도쿄올림픽 A조 베네수엘라와의 경기에 뛰고 있는 이현종.

이현중은 지난해 6월 NBA 신인 드래프트를 코앞에 두고 구단들과의 워크아웃 도중 왼쪽 발등뼈와 인대를 다치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결국 그는 드래프트에서 호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마음이 꺾이지 않았다. 어린 나이(2000년생)임에도 마음가짐이 의연하다. 김현중은 지난달 서울 서초구 호텔 페이토 강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과거에 머물러 있으면 현재와 미래의 나에겐 도움이 안 된다"며 "실패해서 좌절할 때는 다시 좀비처럼 일어나 도전하고, 또 쓰러지면 또 좀비처럼 일어날 것"이라고 뜨거운 각오를 밝혔다.

home 오영준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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