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 답안이다…별점 1점 리뷰 직접 삭제하게 만든 배민 사장님의 '현명한 대처'

2023-03-1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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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1점 리뷰 받은 음식점 사장님
현명한 대처에 누리꾼들 “훈훈하다”

한 음식점 사장이 별점 1점 리뷰를 받고 현명하게 대처해 훈훈함을 안겼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Tricky_Shark-Shutterstock.com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Tricky_Shark-Shutterstock.com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개드립에는 '마지막 리뷰 그야말로 조져버렸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중국집을 운영하는 작성자 A씨는 "(배달 기사가) 도대체 어디를 돌아다녔길래 10분이면 갈 거리를 27분이나 걸려서 간 건지 모르겠다. 자려다가 리뷰 보고 허겁지겁 손님을 달랬다"며 배달 플랫폼에 달린 리뷰를 캡처해 올렸다.

A씨가 공개한 리뷰에는 음식이 너무 차갑게 도착했다며 실망스럽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객은 "짜장면은 누가 먹다가 준 거처럼 팅팅 불어서 맛도 없고 너무 심한 거 아니냐. 자주 시켜 먹는데 왜 갑자기 이러시는지 모르겠다. 배달이 한 시간 넘게 걸린 것도 아니고 탕수육은 그렇다 쳐도 볶음밥이 차갑다. 리뷰 만두는 너무 차가워서 다 버렸다. 너무 실망스럽다"라며 별점 1점을 줬다.

한 음식점 사장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객이 남긴 별점 1점 리뷰를 공개했다. / 이하 온라인 커뮤니티 '개드립' 캡처
한 음식점 사장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객이 남긴 별점 1점 리뷰를 공개했다. / 이하 온라인 커뮤니티 '개드립' 캡처

A씨는 리뷰에 댓글로 구체적인 수습 과정을 설명하면서 손님에게 즉각 사과했다.

A씨는 "믿고 맡겨 주셨음에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라며 사과했다.

그는 "확인해본 결과 21시 04분에 가게에서 출발해서 21시 31분에 손님 댁에 도착했다. 27분이 걸린 거다. 다른 음식도 아니고 면과 튀김인데 진짜 심각한 거다"라며 문제점을 인식했다.

이어 "지금은 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배민에 전화해서 환불 요청하겠다. 배달 대행업체 대표님께 기사님 성함, 출발 도착 시간 캡처해서 보내도록 하겠다. 분명 계약할 때 아무리 오래 걸려도 20분 넘기지 말 것을 약속했고 이 때문에 배차 안 돼도 책임지겠다고 했다. 극히 일부 사고 치는 기사님들 제외하곤 나머지 기사님들은 문제 안 일으키고 가게에 신경 많이 써주신다. 이번에 꼭 대처 잘할 테니 한 번만 더 믿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가게의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내가 직접 할 수 있는 건 그중 한두 개 일이고 나머지는 전부 남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종종 이런 일이 발생한다"며 "문제가 생기면 일단 연락을 주시면 좋겠다. 그러면 음식 제대로 다시 해서 보내드리겠다. 이런 건 제게 연락을 주셔야만 실행이 가능하니 진심을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음식점 사장이 고객의 리뷰에 댓글을 달았다.
음식점 사장이 고객의 리뷰에 댓글을 달았다.

손님은 A씨의 진심 어린 사과와 빠른 대처에 해당 리뷰를 삭제했다.

별점 1점을 준 손님이 해당 리뷰를 삭제했다.
별점 1점을 준 손님이 해당 리뷰를 삭제했다.

이후 A씨는 배달 기사가 무리하게 배달받느라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판단해 상황을 물었다. 배달 기사는 당시 도로 사정 때문에 배달을 늦을 수밖에 없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배달기사가 음식점 사장에게 배달이 늦은 이유를 문자로 설명했다.
배달기사가 음식점 사장에게 배달이 늦은 이유를 문자로 설명했다.

배달 기사는 A씨에게 문자로 "음주단속 하느라 차가 밀려서 서두르느라 음식 상태를 제대로 확인을 못 했다. 알았더라면 현장에서 조처했을 텐데 죄송하다. 면이 중심이고 장거리 콜은 신경 써서 수행하려고 하는데 코스가 꼬여서 실수했다. 다시금 죄송하고 앞으로 이런 일 없게 더욱 신경 써서 안전한 배송 하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불가피하게 늦어지면 가게로 연락 달라. 음식 전달 않고 완료 처리하실 수 있게끔 조치하겠다. 제가 배달비랑 식재료값만 감수하는 게 훨씬 낫다. 손님께는 잘 전달해 드려서 좋게 마무리 짓겠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사정을 인지한 사장은 배달 기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정을 인지한 사장은 배달 기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A씨는 괜히 내가 쓴 글 때문에 배달 기사님만 욕먹은 것 같아서 배달 기사와 나눈 문자를 덧붙인다고 설명했다.

누리꾼들은 "성공할 마인드" "훈훈하다" "다들 책임지려는 자세 멋지다" "사고는 터질 수 있다. 수습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 수습을 진짜 잘했다" "이해하고 사과하는 모습 너무 아름답다" "흔치 않은 해피 엔딩이다" "상식적인 사람들만 잘 모이기 쉽지 않은 것 같다. 훈훈한 마무리 좋다" "이런 집이면 믿고 주문할 수 있지" "다들 어른이다" "솔직히 답변 저러면 일단 다음에 한 번은 꼭 더 시킨다" "배민 고객 응대 모범 답안이다. 나는 리뷰 살펴보고 이렇게 대응하는 가게는 별점 1점짜리 한두 개 달려 있어도 주문한다" 등 댓글을 달았다.

home 김정아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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