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했지만”.... 팬들에게 오해살까 봐 행동 자제한 WBC 대표팀
2023-03-1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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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중압감과 팬들에게 오해 살까 봐 단합 대회도 못해
일본전 패배 두려워 호주전 전력투구 못했다는 주장 나와
이번 2023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를 앞두고 한국 야구 대표팀(이하 한국 대표팀)이 엄청난 중압감을 가졌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5일(이하 현지 시각)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 다르빗슈와 오타니가 개인 SNS 계정을 통해 올린 사진이 큰 관심을 모았다. 일본 대표팀 선수들 전원이 오사카에 위치한 한 식당에 모여 단합을 위해 회식을 한 모습이었다. 특히 오타니는 "팬 여러분, 함께 힘냅시다"라고 적으며 많은 일본 팬들의 응원을 부탁했다.

반면 한국 대표팀은 일본 입성 후 이렇다 할 회식조차 하지 못했다. 자칫 팬들에게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한국 대표팀 2번 타자 김하성은 지난 13일 중국과의 최종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 선수들이 대회 전 다함께 모여 회식을 했다고 하던데, 우리는 그런 게 없었다"라며" 3년 만에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한국 대표팀은 밖에 나가는 것도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분위기 역시 최근 대표팀 성적이 안 좋았기 때문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김하성은 '가장 아쉬운 부분'을 묻는 말엔 "호주와 일본에 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는 프리미어12 대회 때보다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였다. 준비를 잘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일본은 좋은 투수가 매우 많았다"고 경기를 복기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대표팀의 무거운 분위기가 성적을 내지 못한 주요 원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호주전의 경우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아낌없이 투입해야 했지만 곧 있을 일본전에서 패했을 때 후폭풍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하성은 WBC에서 안타 3개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했다. 그는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돌아가 시범경기를 소화할 예정이다. 샌디에이고는 오는 31일부터 콜로라도 로키스와 2023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치른다. 김하성은 "팀에 합류해 똑같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열심히 달리겠다"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한편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WBC 1라운드 B조 3위(2승 2패)에 그쳐 2라운드(8강) 진출에 실패했다. 2013년, 2017년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수모를 맛봤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중국 야구 대표팀과 2023 WBC 조별리그 B조 최종 4차전에서 22-2로 5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이미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 부담을 내려놓은 선수들은 막강한 화력쇼를 펼쳤지만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