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끝났다” 눈물로 국대 은퇴한 김현수, 재조명 중인 추신수 '저격' 발언
2023-03-1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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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 공식 선언
추신수가 저격한 김광현 양현종도 은퇴
한국 야구 대표팀 주장 김현수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경기를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김현수는 지난 13일 중국과 최종전 직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나는 이제 끝났다. 코리아 유니폼을 입는 것은 마지막"이라며 "이제 나이가 들었다. 젊은 선수들이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내려올 때가 아닌가 싶다"며 은퇴를 공식화했다. 그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22-2로 중국에 대승을 거뒀지만, 같은 조 일본과 호주에 밀리며 탈락했다. 3회 연속 WBC 1라운드 탈락이라는 뼈아픈 결과를 받았다. 김현수 역시 3경기 9타수 1안타, 타율 0.111에 그치며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김현수는 “선수들이 다 잘 준비했는데 그만큼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서 아쉽다"며 "주장으로 내가 부족한 탓에 선수를 잘 못 이끌어서 좋은 성적을 못 냈다. 후배들은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다"고 자책했다.
이어 "놀러 왔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열심히 했다. 성적이 안 나오면 욕먹는 게 맞다. 그래도 이렇게 되니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며 "막내로 (대표팀에) 왔을 때, 어렸을 때는 중압감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선배님들과 함께 경기한 게 기억이 많이 난다. 그리고 좋은 선배가 되지 못했다는 것에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표팀에 많이 나오셨던 선배들로부터 위로의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아닌(대표팀에 있지 않은) 분들이 (대표팀을) 되게 쉽게 하시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아쉽다. 같은 야구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아쉽다"며 일부 야구계 선배들의 지적을 맞받아쳤다.
실제 야구계 선배 양준혁은 최근 개인 방송을 통해 "한일전은 내가 본 최악의 경기"라며 "정말 창피하다. 일부 선수만 비행기 타고 귀국하고 나머지는 배 타고 와라"는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양준혁은 1999년 아시아 선수권대회 이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이날 경기 이후 주장 김현수뿐 아니라 김광현, 양현종까지 대표팀 베테랑 3인방이 나란히 은퇴를 선언했다. 동갑내기이자 대표팀의 맏형격인 이들은 공교롭게도 지난 1월 추신수가 공개적으로 저격한 선수들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추신수는 지난 1월 미국 한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WBC 대표팀 출전 선수들에 대해 “일본 같은 경우 국제대회를 하면 새로운 얼굴들이 많다. 우리는 김현수를 비롯해 김광현, 양현종 등 베테랑이 많다. 충분히 실력 있는 선수들이지만, 나라면 당장 성적보다는 미래를 봤을 것이다. 새로운 선수를 뽑았어야 했다. 언제까지 김광현, 양현종이냐"라고 작심 발언을 날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첫 태극마크를 단 김현수는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야구 전성기를 함께했다. 이후 16년 동안 10번의 태극마크를 단 그는 이번 WBC 전까지 국제대회에서 59경기 209타수 76안타 4홈런 46타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하지만 국가대표로 뛴 마지막 WBC 경기에서 부진을 극복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