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해 베끼는가?” 오세훈이 추진한 서울링, 표절 시비 붙었다
2023-03-1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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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서울링 대관람차 프로젝트
2000년에 먼저 설계된 천년의 문과 유사해 논란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대관람차 서울링 프로젝트에 설계 디자인 표절 시비가 붙었다.

건축가 우모 씨는 지난 8일부터 자신이 2000년에 설계했던 '천년의 문(Seoul Ring)' 디자인과 이름이 최근 서울시에서 추진한 서울링 프로젝트에 도용됐다고 주장하는 글을 게재하고 있다. 가장 마지막인 14일에 올린 글에는 "왜 지금 누구를 위해 천년의 문(Seoul Ring) 프로젝트를 베낀단 말인가?"라며 긴 글을 남겼다.
그는 "프로젝트의 핵심인 중앙이 비어있는 둥근 원형의 개념은 '원'의 완전성으로 하늘에 대한 소망과 완전성, 미래를 향해 열린 우주를 묘사하려고 했다. 원형의 구조적인 해결이 힘들어도 원을 변형하지 않고 온전히 유지하려고 고집한 이유다"라며 자신이 처음 서울링을 설계한 과정을 설명했다.
2000년에 처음 설계했던 서울링 프로젝트가 중단된 서울시 측 중단 사유는 '비용의 증대, 안전성 문제, 시의성 부적절, 시민 단체 반대'였으나 이는 중단을 위한 형식적인 사유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질적으로는 정치적 요인의 변경, 건립 주체의 추진 의지 변경과 같은 건축 외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전언이다.

우 씨는 "누군가의 욕망에 이 원이 다시 일어나려고 한다. 설계자이자 저작자는 그걸 원하지 않는다.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허락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가진 건축가의 권리를 지켜야겠다"라며 해시태그 기능을 이용해 "서울링_베끼지 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의 주장을 정리하면 서울시에서 2000년에 자신이 처음 설계했던 천년의 문과 유사한 디자인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하고 있어 저작권자로서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이다. 천년의 문과 다른 프로젝트로 구분하려고 했다면 서울시에서 자체적으로 새로운 설계 공모를 받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내용을 토대로 새건축사협의회에서는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서울링 건립 계획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도자료에는 "서울링과 천년의 문은 개념과 형태, 명칭, 건립 위치까지 비슷하지만, 서울시 발표에는 천년의 문(관망탑, 전망대) 디자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서울시 측에서는 "협의회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서울링 디자인은 일반 대관람차와 타워형 대관람차, 스포크레스(Spokeless) 대관람차, 원형 건축물 및 상징물, 천년의 문 등 다양한 사례를 비교 참조했다. 예시도 단순히 형태로 제시한 것일 뿐 실제 구현될 디자인은 민간 제안을 받아봐야 확정된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법률 자문 결과 서울링 디자인은 구체적인 설계안 도출을 위한 방향성 제시 차원에 불과하다. 대관람차의 기본 형태는 원형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공의 영역이고 기능적으로도 천년의 문과 서울링은 다른 구조물로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링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상암동 하늘공원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대관람차를 지어 서울시 랜드마크로 만들 계획이 담긴 프로젝트다. 하지만 서울링 설계 원작자의 표절 시비와 더불어 정작 지역 주민들은 서울링 사업을 반기지 않고 있어 시작 전부터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주민들은 서울시가 마포구에 쓰레기 소각장을 짓는 대신 이를 달래기 위해 대관람차를 들이는 것에 불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