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 “성평등 문제가 나아지면 출산율도 개선될까?” 물었더니…놀랍고 찡하다

2023-03-1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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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합계출산율 역대 최저치 0.78 찍은 대한민국
챗GPT가 출산율 감소와 관련한 질문에 한 놀라운 답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 0.78명을 기록하며 출산율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주 최대 69시간 근로 시간 제도 개편안'을 발표해 청년층을 한숨 짓게 하고 있다.

이하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Vad-Len-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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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eniya Ivanova-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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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치인 0.7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0년째 꼴찌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OECD 평균 합계출산율(1.5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반면 지난해 사망자는 37만 2800명을 기록해 한해 전 2021년보다 5만 5100명이나 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세기엔 최악의 상황인 '국가 소멸'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청년들의 결혼 인식 실태 조사를 보면 눈앞이 아득해진다.

국무조정실이 만 19~34세 청년이 있는 1만 5000가구를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청년 81.8%(남성85.7%, 여성 77.4%)는 미혼이었다. 10명 중 8명 이상이 결혼하지 않은 상태란 뜻이다.

정부가 미혼 청년에게 향후 결혼 계획에 관해 묻자 75.3%는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문제는 그 중 출산이 가능한 여성의 응답은 고작 69.7%에 불과하단 점이다. 자녀를 출산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남자는 70.5%가 긍정한 데 반해, 여성은 55.3%로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 와중에 정부는 한 주에 최대 69시간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을 내놔 원성을 사고 있다.

정부는 근로 시간에는 집중해서 일에 전념하고 근로 시간 후에 충분한 휴식을 함으로써 근로자 건강권을 보장하는 제도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MZ세대의 의견은 다르다. 출산율 저하가 심각한 와중에 주 69시간 근로제도까지 도입하는 건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실제 출산율 저하는 경기 침체와 관련이 깊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생산·소비 주체인 생산가능인구가 2030년엔 3381만 명, 2040년엔 2852만 명, 2050년엔 2419만 명으로 줄어든다.

MZ세대 반발이 빗발치자 윤 대통령은 "입법예고 기간 중 표출된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MZ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라고 지시했다.

이하 Ascannio-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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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AI(인공지능)는 출산율 감소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학습형 AI 챗GPT에 몇 가지 질문을 던져봤다.

먼저 한국의 2000년, 2010년, 2022년 합계 출산율 추세를 제시하며 출산율 감소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물었다.

챗GPT는 "출산율 감소는 사회 및 경제에 다양한 영향을 미칩니다. 일단,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와 더불어 사회적, 경제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노령화로 인한 인력 부족은 생산성 감소와 고용 시장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노인 복지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챗GPT는 "출산율 감소는 가족 구성원의 수가 줄어들어 가족 구성원 간의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 및 형제간의 관계가 강화되고, 혼인율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며 "경제적으로도 출산율 감소는 소비와 생산의 감소로 이어지며, 소득격차의 확대 등 다양한 경제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 범죄 등 사회적 문제도 출산율 감소와 연관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챗GPT는 정책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챗GPT가 내놓은 대책은 출산 장려 정책, 육아휴직 확대 등 가족의 복지 증진을 위한 정책, 고용의 안정적인 보장 등이었다.

한국의 출산율 감소가 장기적으로 경제에 어떤 구체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도 물었다. 챗GPT는 크게 세 가지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노동 인구 감소로 인해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 부동산 시장의 문제, 인력 부족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가 바로 그것이다.

챗GPT는 "한국의 출산율 감소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경제적인 영향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산율 감소는 인구 고령화와 노동 인구 감소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선, 인구 고령화로 인해 노동 인구 감소와 생산성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고용 시장의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며, 기업들의 인력 확보에 대한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인 복지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며 고령화 문제를 짚었다.

또 "출산율 감소는 소비와 생산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구 수가 줄어들면서 소비가 감소하고, 이는 기업들의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구 감소로 인해 부동산 시장 등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출산율 감소는 인력의 부족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 등 경제 성장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력의 부족으로 인해 기술 발전이 저해되고, 이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라며 한국 기업이 맞닥뜨릴 수 있는 미래 위험까지 내다봤다.

Zhuravlev Andrey-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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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성평등 문제와 출산율 감소엔 어떤 영향이 있다고 챗GPT는 판단할까.

성평등 문제가 개선되면 한국의 심각한 출산율 문제도 나아질 수 있느냐고 묻자 챗GPT가 내놓은 답변은 조금 놀라웠다. 출산율 감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이유를 성평등 문제에만 돌리지 않고 다양한 문제까지 제시했기 때문이다. 챗GPT는 문제의 양면을 살필 줄 아는 것처럼 보였다.

챗GPT는 "성평등 문제가 개선되면 한국의 출산율 문제도 일정 부분 해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성들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더 자주 참여할 수 있고, 결혼, 출산 등의 선택이 더욱 다양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부모 역할을 동등하게 분담하는 가정이 늘어나면 출산에 대한 부담이나 걱정이 줄어들어 출산율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하지만, 성평등 문제만 해결된다고 출산율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출산을 결정하는 여러 가지 요인 중 성평등이 하나이지만, 그 외에도 경제적인 요인, 사회 문화적인 요인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또한, 성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출산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성평등 문제 해결은 출산율 증진을 위한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일 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남녀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고 평등을 실천하자는 답을 내놓은 셈. 그렇다면 여성과 남성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실천해야 출산율 감소가 나아질지 묻는 질문에는 뭐라고 답할까.

챗GPT는 "출산율 증진을 위해서는 여성과 남성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여성과 남성 모두가 가족을 균형적으로 돌봄하고 가정에서의 책임을 공평하게 분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여성과 남성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라며 다서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먼저 육아 휴직제도의 개선. 육아 휴직제도를 개선해 남성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꼽은 방법은 육아와 가사 분담의 공평화다. 챗GPT는 "남성들도 가정에서의 책임을 공평하게 분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사와 육아 분담을 공평하게 하고 여성의 경력 개발과 진로 발전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출산과 양육 지원 정책의 강화도 언급됐다. 챗GPT는 "출산과 양육 지원 정책을 강화해 부모들이 출산과 양육에 대한 부담을 덜게 하고 경제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문화적인 변화와 교육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가정에서의 책임 분담과 성 역할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문화적인 변화와 교육의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성 역할에 대한 개념을 바꾸고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자격과 기회를 가지는 것을 중요하게 봤다.

챗GPT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루는 데 기업과 정부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짚었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려면 기업과 정부가 다양한 제도와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일자리 유연성을 높여 육아와 직장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Ground Picture-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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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챗GPT에 한국 여성과 남성이 공통으로 출산율 개선을 위해 오랫동안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하나만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챗GPT가 내놓은 답변은 다소 막연했지만 동시에 근본적인 문제 원인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챗GPT는 "한국 여성과 남성이 오랫동안 실천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의 하나는 '가족 내 의사소통의 증진'입니다. 가족 내 의사소통이 원활하면 서로의 요구사항과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으며, 서로 간의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분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 내 의사소통을 증진하는 방법으로는 일상적인 대화와 함께, 가족회의를 통해 의사소통의 기회를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특히, 부모님과 자녀 간의 의사소통을 중요하게 여기고, 자녀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가족 구성원 모두가 서로의 역할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가족 내 의사소통 증진은 출산율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데,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이해하고 협력하여 가정에서의 역할을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home 한소원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