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서바이벌인데… '피크타임'은 칭찬받고 '보이즈 플래닛'은 욕먹는 이유

2023-03-2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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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피크타임', 착한 오디션이라는 평가 이어져
엠넷 '보이즈 플래닛', 참가자 간 분량 격차 심해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비슷한 시기에 방영 중인 엠넷 '보이즈 플래닛'과 JTBC의 '피크타임'이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JTBC '피크타임' / JTBC 공식 홈페이지
JTBC '피크타임' / JTBC 공식 홈페이지

JTBC '피크타임'은 데뷔한 아이돌 그룹 중 인지도가 낮은 '무명 아이돌 그룹'에 두 번째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제작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싱어게인' 제작진이 기획한 이 프로그램은 첫 방송부터 모든 참가팀의 실력과 사연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호평받은 참가팀을 조명하는 동시에 탈락팀에 대해서도 격려하는 장면까지 놓치지 않았다. 이는 극적인 재미를 위해 자극적인 편집을 일삼던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과는 다른 행보다.

특히 지난 22일 방송된 1차 합격탈락식에선 참가자들의 꿈을 응원하는 제작진의 진정성 있는 모습이 담겨 많은 시청자에게 감동을 줬다. 순위에 들지 못해 3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한 탈락팀들에도 배정됐던 신곡과 안무, 무대의상 등을 선물한 것이다. 이는 무명 아이돌 그룹이 비용적인 문제 등으로 신곡 발매가 어려운 것을 고려한 제작진의 배려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1차 합격·탈락식에서 '피크타임' 제작진이 탈락팀에게 신곡을 선물하는 장면 / 이하 유튜브 'JTBC Voyage'
지난 22일 방송된 1차 합격·탈락식에서 '피크타임' 제작진이 탈락팀에게 신곡을 선물하는 장면 / 이하 유튜브 'JTBC Voyage'

신곡 선물 소식에 웃음 짓는 탈락팀들의 모습에 네티즌들은 "탈락했는데도 신곡이라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찡하다", "회사가 포기할까 봐 방송만 잡으면 활동할 수 있게 해준 거 너무 따뜻하다",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 무대 공개도 안 하고 온전히 선물해준 게 진짜 감동이다", "제작진이 참가팀을 아끼는 게 눈에 보인다", "취지가 정말 좋다" 등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곡 선물 소식에 웃음을 보이는 참가자들
신곡 선물 소식에 웃음을 보이는 참가자들

방송에선 합격팀과 합격 가능성이 있는 팀의 순위만 보여준 뒤 방송 종료 후 홈페이지에 순위와 득표수 등을 자세하게 공개한 것도 호평받고 있다. 탈락팀을 배려하면서도 시청자들의 신뢰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자극적인 요소 대신 참가팀의 실력과 열정에 포커스를 맞춘 '피크타임'은 서바이벌의 바람직한 사례로 시청자들에게 '착한 오디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엠넷 '보이즈 플래닛' / 엠넷 공식 홈페이지
엠넷 '보이즈 플래닛' / 엠넷 공식 홈페이지

엠넷 '보이즈 플래닛'은 참가자 간의 분량 격차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팬들이 정리한 연습생별 분량 표에 따르면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연습생은 15분 이상인 반면 3분이 채 되지 않는 연습생도 있다. 실제로 심사위원들에게 만장일치로 합격을 받은 연습생이 통편집을 당한 일도 발생했다.

매회 등장하는 '악마의 편집'도 심각하다. 대표적인 사례로 펜타곤 출신 이회택이 실수한 모습이나 심사위원들에게 지적받는 장면들을 지나치게 많이 보여줘 일각에서는 '이회택 악편 안 하면 분량이 안 나오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 외에도 연습 과정에서 생기는 참가자 간의 불화를 집중 조명하는 등 자극적인 장면들이 이어지고 있다.

'보이즈 플래닛' 4화 예고편 / 유튜브 'Mnet K-POP'
'보이즈 플래닛' 4화 예고편 / 유튜브 'Mnet K-POP'

경연 무대를 한번에 공개하지 않고 두 회차에 나눠서 방송하는 것도 문제가 됐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특성상 경연 무대를 본 뒤 투표하는 시청자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피크타임'의 경우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첫 방송에 1, 2회를 연속으로 방영했다.

이러한 문제들이 반복되자 네티즌들은 항상 좋은 모습만 보여지면서 분량을 많이 가져가는 연습생들이 정해져 있다며 이들을 데뷔 조로 내정해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보이즈 플래닛'은 공정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엠넷에서 제작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과거 프로듀스 시리즈에서 투표 결과를 조작해 문제가 됐던 만큼 보이즈 플래닛 제작진은 외부 기관에 투표 자문을 받았다고 밝히며 투표의 공정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앞서 제작됐던 프듀시리즈, 소년24, 아이돌 학교 등에서 분량 차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여러 번 됐음에도 전혀 개선되지 않은 모습이다. 이에 '보이즈 플래닛'은 투표의 공정성만 확보했을 뿐 투표에 반영되는 다른 요소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home 이예진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