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거면 등록금에 포함해라” 다들 보고 경악한 23학번 학생회비 고지서 (+금액)

2023-03-2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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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 대학교 신입생이 받은 학생회비 고지서
해마다 불거지는 '학생회비 강요' 논란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대학교 학생회비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mangpor2004-Shutterstock.com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mangpor2004-Shutterstock.com

학교에 내는 등록금과 별개로 학생회에서 걷는 이 회비를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건지에 대한 고민과 너무 비싸다는 불만이 담긴 글이 온라인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특히 한 대학교 간호학과 신입생에게 배부된 학생회비 고지서가 24일 소셜미디어(SNS),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여럿의 눈총을 받고 있다.

충남 천안에 있는 한 대학교 간호학과 학생회가 2023학년도 신입생에게 돌린 학생회비 관련 안내문 / 이하 인스타그램
충남 천안에 있는 한 대학교 간호학과 학생회가 2023학년도 신입생에게 돌린 학생회비 관련 안내문 / 이하 인스타그램

이날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게시물에 따르면 충남 천안에 있는 A 대학교 간호학과 학생회는 올해 입학한 신입생들에게 지난달 학생회비 관련 안내문을 돌렸다.

그러면서 "(이 회비는) △각종 행사 지원금 △학과 단체복(학과 점퍼) △나이팅게일 선서식·전야제·신입생 OT 등 행사 시 식비 및 간식비 △엠티(MT) △스승의 날 등 학회 행사 비품으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4학년 졸업 때까지 사용되는 학생회비로, 사용되지 않는 금액은 졸업 시 반환된다"고 알렸다.

학생들이 납부할 금액은 총 39만 1000원으로, 회비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학과 단체복·휘장(1학년) 5만 원 △나이팅게일 선서식·전야제(2학년) 6만 5000원 △국가고시(4학년) 1만 6000원 △MT(1·2학년) 20만 원 △스승의 날(전학년) 1만 원 △예비(신입생 OT·축전 등/전학년) 5만 원 등이다.

해당 안내문에는 반드시 '전원 입금하라' 문구도 담겨 있었다.

이를 본 네티즌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아무리 4년간 쓸 돈이라고 하더라도 학생들에게 부담이 되는 수준의 액수를 요구했다는 게 주된 의견이다.

해당 학교 학생회비 고지서를 본 네티즌의 반응이 담긴 댓글
해당 학교 학생회비 고지서를 본 네티즌의 반응이 담긴 댓글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엠티가서 랍스터에 캐비어 먹나? 진짜 비싸네", "응, 안 내", "요즘 엠티는 호텔로 가나?", "해도 너무하네", "스승의 날은 (돈을) 왜 걷는 거야?", "(스승의 날 선물을) 왜 강요함?", "학생회비를 39만 원씩 내라고 할 거면 그냥 등록금에 포함하라고", "'3월 2일까지 전원 입금해주세요'가 레전드"라고 했다.

일부는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나도 26만 원인가 냈는데, 엠티에 돈 너무 넣은 거 아니냐?", "우리도 (예전에) 35만 원인가 낸 거 같은데 그걸로 잘 먹고 잘 살았을려나", "우리 엠티는 3만 원인데", "(22학번인) 난 학생회비 8000원, 학회비 3만 원이었는데...", "저도 간호학과 졸업했는데 같은 학과여도 저 학교는 쓸데없는 지출이 많은 거 같네요. 저 정도로 비쌀 이유가 없습니다. 강제인 게 좀 그렇네요"라고 말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Matej Kastelic-Shutterstock.com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Matej Kastelic-Shutterstock.com

학생회비에 관한 논란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이 문제가 대학생들 사이에 불만으로 터져 나왔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학생회비는 학생회가 전적으로 자율 운용(집행)하는 탓에 학교는 여기에 아예 관여하지 않을뿐더러 관리·감독하는 주체도 따로 없기 때문이다.

과거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올라온 게시물. 한 대학교 신입생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학생회 공지사항에 '학생회비를 안 내면 불이익을 겪을 수 있다' 식의 내용이 담겨 있다. /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과거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올라온 게시물. 한 대학교 신입생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학생회 공지사항에 '학생회비를 안 내면 불이익을 겪을 수 있다' 식의 내용이 담겨 있다. /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그간 온라인에 떠 여럿의 공분을 샀던 사례를 보면 일부 학교 학생회는 '회비를 안 내면 교내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전부 참석할 수 없다', '장학금을 받는 데에 불이익이 있다', '늦게 내거나 분할 납부하면 추가금이 붙는다'고 으름장을 놓거나 모두가 볼 수 있는 공간에 미납자 이름 등 신상이 담긴 명단을 게시해 망신을 주기도 했다.

지난해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사진. 대전의 한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학생회가 신입생 학부모에게 보낸 학생회비 관련 안내문이다. / 이하 에브리타임
지난해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사진. 대전의 한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학생회가 신입생 학부모에게 보낸 학생회비 관련 안내문이다. / 이하 에브리타임

심지어 지난해 대전의 한 대학교에서는 학생회장이 "회비를 자녀에게 전달하지 말고 직접 계좌이체 하라", "가정 형편상 학생회비를 즉납할 수 없으면 분납도 가능하니 연락 바란다"는 내용을 담은 안내장을 학부모에게 보낸 일도 있었다.

논란이 일자 해당 학과 학생회장이 온라인에 올린 글
논란이 일자 해당 학과 학생회장이 온라인에 올린 글
커뮤니티를 통해 위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해당 학과 학생회장은 "회비를 모두 학부모 계좌로 반납하겠다"고 했다.

home 김혜민 기자 khm@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