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거면 등록금에 포함해라” 다들 보고 경악한 23학번 학생회비 고지서 (+금액)
2023-03-24 17:35
add remove print link
올해 한 대학교 신입생이 받은 학생회비 고지서
해마다 불거지는 '학생회비 강요' 논란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대학교 학생회비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학교에 내는 등록금과 별개로 학생회에서 걷는 이 회비를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건지에 대한 고민과 너무 비싸다는 불만이 담긴 글이 온라인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특히 한 대학교 간호학과 신입생에게 배부된 학생회비 고지서가 24일 소셜미디어(SNS),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여럿의 눈총을 받고 있다.

이날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게시물에 따르면 충남 천안에 있는 A 대학교 간호학과 학생회는 올해 입학한 신입생들에게 지난달 학생회비 관련 안내문을 돌렸다.
그러면서 "(이 회비는) △각종 행사 지원금 △학과 단체복(학과 점퍼) △나이팅게일 선서식·전야제·신입생 OT 등 행사 시 식비 및 간식비 △엠티(MT) △스승의 날 등 학회 행사 비품으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4학년 졸업 때까지 사용되는 학생회비로, 사용되지 않는 금액은 졸업 시 반환된다"고 알렸다.
학생들이 납부할 금액은 총 39만 1000원으로, 회비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학과 단체복·휘장(1학년) 5만 원 △나이팅게일 선서식·전야제(2학년) 6만 5000원 △국가고시(4학년) 1만 6000원 △MT(1·2학년) 20만 원 △스승의 날(전학년) 1만 원 △예비(신입생 OT·축전 등/전학년) 5만 원 등이다.

해당 안내문에는 반드시 '전원 입금하라' 문구도 담겨 있었다.
이를 본 네티즌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아무리 4년간 쓸 돈이라고 하더라도 학생들에게 부담이 되는 수준의 액수를 요구했다는 게 주된 의견이다.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엠티가서 랍스터에 캐비어 먹나? 진짜 비싸네", "응, 안 내", "요즘 엠티는 호텔로 가나?", "해도 너무하네", "스승의 날은 (돈을) 왜 걷는 거야?", "(스승의 날 선물을) 왜 강요함?", "학생회비를 39만 원씩 내라고 할 거면 그냥 등록금에 포함하라고", "'3월 2일까지 전원 입금해주세요'가 레전드"라고 했다.
일부는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나도 26만 원인가 냈는데, 엠티에 돈 너무 넣은 거 아니냐?", "우리도 (예전에) 35만 원인가 낸 거 같은데 그걸로 잘 먹고 잘 살았을려나", "우리 엠티는 3만 원인데", "(22학번인) 난 학생회비 8000원, 학회비 3만 원이었는데...", "저도 간호학과 졸업했는데 같은 학과여도 저 학교는 쓸데없는 지출이 많은 거 같네요. 저 정도로 비쌀 이유가 없습니다. 강제인 게 좀 그렇네요"라고 말했다.

학생회비에 관한 논란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이 문제가 대학생들 사이에 불만으로 터져 나왔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학생회비는 학생회가 전적으로 자율 운용(집행)하는 탓에 학교는 여기에 아예 관여하지 않을뿐더러 관리·감독하는 주체도 따로 없기 때문이다.

그간 온라인에 떠 여럿의 공분을 샀던 사례를 보면 일부 학교 학생회는 '회비를 안 내면 교내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전부 참석할 수 없다', '장학금을 받는 데에 불이익이 있다', '늦게 내거나 분할 납부하면 추가금이 붙는다'고 으름장을 놓거나 모두가 볼 수 있는 공간에 미납자 이름 등 신상이 담긴 명단을 게시해 망신을 주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해 대전의 한 대학교에서는 학생회장이 "회비를 자녀에게 전달하지 말고 직접 계좌이체 하라", "가정 형편상 학생회비를 즉납할 수 없으면 분납도 가능하니 연락 바란다"는 내용을 담은 안내장을 학부모에게 보낸 일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