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보는데…이태원 사고로 사망한 남자가 나왔습니다”
2023-03-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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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 한창 꽃필 나이에 세상 떠나
밝고 의욕 넘치는 표정 화면에 담겨
10·29 참사로 세상을 떠난 배우가 브라운관에 등장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드라마 '꼭두의 계절'이 배우였던 고 이지한을 추모했다.
이날은 마지막 회차 방송일이었는데, 드라마가 끝날 때쯤 이지한이 나왔던 촬영 비하인드 영상이 공개됐다.

이지한은 극중 한계절(임수향 분)의 전 남자친구이자 유명 프로골퍼 영포의 아들 정이든 역할을 맡았었다.
영상 속 이지한은 매 장면 최선을 다하려는 듯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그는 스태프들과 밝게 대화를 나누거나 컷 사인이 날 때마다 의욕이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

이지한이 뒤돌아보는 장면에 "'꼭두의 계절' 배우와 스태프는 배우 이지한을 기억합니다"라는 자막이 흘러 나왔다.
이지한은 동국대 예술대학 연극학부를 졸업하고 이제 막 배우로 꽃을 피우려다가 이태원 참사 당시 25살의 나이로 숨졌다. '꼭두의 계절'은 그의 공중파 첫 데뷔작이었다.

이지한은 935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다. 배우 남궁민의 회사다.
이지한과 함께 드라마를 찍었던 임수향은 이지한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추모 글을 남긴 바 있다.

그는 "지한아 좋은 곳에 가서 더 행복하게 지내야 해"라면서 "어제 원래 너와 하루 종일 함께 하는 촬영이었는데 소식을 듣고 너의 빈소에 모여 우리 모두 한참을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저 황망히 앉아 있었다"고 했다.
이어 "네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잘하고 싶어 했는지 너무도 잘 알기에 이제 시작이었던 너를 빨리 데려가서 너무나도 야속하고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임수향은 "네 부모님께서 네가 집에 가서 누나가 잘한다고 칭찬해줬다고 좋아하고 자랑했다며 내 손을 잡아주시는데, 더 좋은 말 한마디 응원의 한마디 더 해줄걸 하는 아쉬움과 더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에 한참을 울었다. 동료를 먼저 떠나보내게 되어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누나가 우리 팀 모두가 너를 생각하며 네 몫까지 더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었다.

이지한의 아버지 이종철 씨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 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아내 조미은 씨와 함께 참사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