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 전우원이 5.18 민주묘지 방명록에 적은 글 (전문)
2023-03-3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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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원, 31일 광주 5.18 민주묘지 참배
5·18 유족·피해자에게 무릎 꿇고 사죄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27) 씨가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에 있는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전두환 씨 일가 구성원이 5·18 묘역을 참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우원 씨는 5.18 묘역을 찾아 방명록을 남겼다.
그는 "저라는 어둠을 빛으로 밝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에 묻혀계신 모든 분들이십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1980년 5월 첫 희생자인 김경철 씨(1-1묘역)와 효덕초등학교 4학생이던 11세 전재수 군(2-22묘역) 묘를 차례로 둘러본 뒤 행방불명자 묘역을 살필 예정이다.
다음은 전우원 씨가 방명록을 남기는 장면이다.


저라는 어둠을 빛으로 밝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에 묻혀계신 모든 분들이십니다.
2023. 03. 31
전우원 올림
앞서 전우원 씨는 이날 오전 광주 서구에 있는 5·18 기념문화센터 리셉션 홀에서 5·18 유족·피해자들과 만났다.
그는 "제 할아버지 전두환 씨가 5·18 학살의 주범"이라며 무릎 꿇고 대신 사죄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전두환 씨는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다. 민주주의의 발전을 도모하지 못하고 오히려 민주주의가 역으로 흐르게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양의 탈을 쓴 늑대들 사이에서 평생 자라왔고 저 자신도 비열한 늑대처럼 살아왔다. 이제는 제가 얼마나 큰 죄인인지 알게 됐다. 제가 의로워서가 아니라 죄책감이 너무 커서 이런 행동(사죄)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두려움을 이겨내고 용기로 군부독재에 맞서다 고통을 당한 광주 시민께 가족들을 대신해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 더 일찍 사죄의 말씀을 드리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