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외국가수 한국공연 때 법무부 직원들이 잠복수사까지 벌인 이유
2023-03-3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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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현장서 태국인 불법 체류자 무더기 검거
'태국 인기가수 입국'사실 알고 단속 나선 결과

인천의 한 클럽에서 열린 태국 가수의 콘서트 현장에서 외국인 불법체류자들이 무더기로 체포됐다.
법무부 단속반과 경찰은 지난 26일 오전 2시쯤 인천 남동구의 한 클럽에서 열린 태국 인기 트로트 가수 '암 추띠마'의 콘서트 현장 근처에서 무려 83명의 불법체류자를 체포했다. 라오스인 불법체류자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태국인이다.
법무부 단속반은 '암 추띠마'가 한국에 입국할 때, 입국 사유에 '직업이 가수이며 콘서트를 열기 위해서'라고 적은 사실을 보고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이들 대부분은 관광비자로 국내에 입국해 체류 기간이 지난 뒤에도 출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콘서트 때문에 백여 명의 태국인들이 체포되자 암 추띠마는 SNS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글을 남기고 태국으로 돌아갔다. 그는 인천에 이어 26일 개최 예정이었던 천안 공연도 취소했다.

카오솟TV 등 태국 매체들은 최근 한국 돼지농장에서 일하다가 시신으로 발견된 태국인 불법체류자 사례 등을 언급하며 콘서트장에서 태국인들이 무더기로 체포됐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카오솟TV는 "사건이 일어난 후 암 추띠마는 본인의 콘서트에서 붙잡힌 태국인들에 대해 마음이 불편하다고 전했다"며 "많은 사람이 '슬퍼하거나 자책하지 마세요' 등 위로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인천출입국외국인청은 단속된 불법 체류 외국인 83명을 강제 퇴출 조치할 계획이라고 지난 30일 밝혔다. 불법 체류 외국인을 고용한 클럽 업주도 조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