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먹뱉' 보다가 실소했다. 방송서 그렇게 잘 도와주면서 왜 본인 브랜드는 방치하냐”

2023-04-0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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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프랜차이즈 매장 운영했다가 운영난으로 폐점했다는 네티즌
“솔루션이 절실히 필요한 곳은 줄폐점하는 본인 프랜차이즈 점주들”

과거 백종원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매장의 점주였던 네티즌이 백종원을 일갈했다.

백종원 / 이하 뉴스1
백종원 / 이하 뉴스1

5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백*원 프랜차이즈 폐점 점주로서 예산 국밥 거리를 보면서'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과거 백종원이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했다가 각종 운영난으로 빚더미에 앉아 결국 폐점했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현재 백종원이 진행 중인 충남 예산의 한 상설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방송에 나와 골목 자영업자들 본인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은 해결책을 제시해주면서 정작 로열티 내고 가맹하는 점주들과 본인 브랜드에는 왜 솔루션이 없느냐"라고 울분을 토했다.

작성자는 "저는 올해 초 백종원 프랜차이즈를 폐점한다고 글을 올렸다가 수백 개의 응원 댓글과 백종원의 엄청난 팬들로부터 질타받았다. 그 후 글을 삭제했는데 삭제한 결정적 이유가 더본코리아 본사 직원으로 추정되는 분께서 쪽지를 보내셔서 제가 하는 브랜드까지 특정했다. 당시 폐점 직전이라 두려운 마음에 글을 삭제했다. 순식간에 수백 개의 댓글도 달려 두려웠고 더본코리아 직원도 이 카페를 모니터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놀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선 삭제했던 저의 글을 아주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저는 장사로 돈을 벌었고 스스로 지쳐갈 때쯤 백종원 님도 한창 주가를 올릴 때여서 가게를 권리 받고 넘겨 돈도 있었다. 쉬엄쉬엄 큰돈은 안 될지언정 생활비 정도만 벌자는 생각으로 백종원의 더본코리아 브랜드 중 하나를 오픈했다. 창업 설명회에서 원가가 몇 %라고 들었을 때 마진이 너무 박하기에 그들이 말하는 마진이 현실과 다를 거라는 의심을 못 했다. 왜냐, 이미 말도 안 되는 마진이라서 이보다 더 낮지는 않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매장을 운영한)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집을 팔아 전세로, 전세에서 월세로 옮겼다. 그리고 빚에 빚을 더하고 돈이 모자라 로열티도 못 내서 사정하는 입장까지 내몰렸다. 그 기간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도 있었지만 진짜 이유는 팔아도 팔아도 남지 않는 수익 구조가 아닐까 한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그는 운영하던 백종원 프랜차이즈 매장을 폐점한 뒤 대출을 통해 다른 업종을 변경한 상태다. 그는 현재 백종원 프랜차이즈 영업 당시보다 무려 2.5배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재오픈하고 딱 3일 지난 날, 마감하고 가게를 나서면서 눈물이 났다. 다시 희망이 보였고 지난 몇 년에 대한 후회가 밀려오며 눈물만 났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건 점주도 정시에 퇴근할 수 있고 새벽 2시 이전에 집에 갈 수 있다는 점이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금 잘 되고 행복한데 이 글을 왜 쓰냐면 오늘 예산 국밥 거리 영상의 백종원 님을 보고 화가 진짜 많이 났기 때문이다. 저는 백종원 님을 지금도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분의 능력을 한없이 높게 평가한다. 하지만 그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면서 한 번도 백종원의 동영상을 찾아보지 않았다. 솔직히 보고 싶지 않았다. 방송에 나와 골목 자영업자들, 본인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은 해결책을 제시해주면서 정작 로열티 내고 가맹하는 점주들과 본인 브랜드에는 왜 솔루션이 없을까 의문스러웠다"라고 글을 쓴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제가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그의 프랜차이즈 점주로 있으며 느낀 점을 후련하게 다 털어놓고 이제 다시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백종원 프랜차이즈를 고민하시는 예비 점주님들에게 시작 전에 두 번, 세 번 진지하게 다시 고민해보라는 조언을 하고 싶어서다"라고 덧붙였다.

충남 예산 국밥 거리의 한 국밥집 찾아 시식 중인 백종원 / 이하 유튜브 '백종원 PAIK JONG WON'
충남 예산 국밥 거리의 한 국밥집 찾아 시식 중인 백종원 / 이하 유튜브 '백종원 PAIK JONG WON'

그는 최근 백종원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예산 국밥 거리 솔루션 영상을 언급하며 "실소했다"라고 말했다. 영상에서 백종원은 장사가 가장 안 된다는 국밥집을 찾아 사장과 기존 매장 운영 방식에 대해 의논하고 솔루션을 건네는 시간을 가졌다. 당시 백종원은 사장이 내온 국밥을 한술 뜨자마자 바로 뱉은 뒤 사장에게 진심 어린 쓴소리를 했다.

이와 관련해 작성자는 "국밥 거리 동영상에서 고기 먹자마자 뱉는 장면이 나왔는데 진짜 실소했다. 남의 가게 말고 본인 프랜차이즈 메뉴는 드셔보셨느냐. 제가 폐점을 결정한 여러 이유 중 한 가지 이유가 말도 안 되는 재료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물론 부정한 재료는 아니다. 이 재료로 만든 음식도 있다. 다만 '대표메뉴인데 이걸 어떻게 넣을 생각을 했을까, 위에서 진짜 승인했다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며 의문을 드러냈다.

그는 "이런 납득 못 할 재료를 사용한 이유는 원가절감 때문이다. 원가 절감은 점주 마진 확보 차원이라는데 진짜 어처구니없는 게 납득 못 할 재료를 사용할 게 아니라 판매 가격을 인상하고 메뉴 질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 판매가격을 올리면 세상이 망한다는 마인드랄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료 변경 후 고객들로부터 끊임없이 항의가 들어왔고 본사에 전달하면 '한두 달 테스트하고 재료 변경한 거다. 너희 매장만 왜 그런 소리가 나오냐. 그럴 리 없다'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진짜였겠느냐, 아니다. 나중에 직원분께 전해 들었는데 저희와 같은 항의가 다른 많은 매장에서도 나왔다"라며 "예산 국밥 거리도 솔루션이 필요하지만 정작 절실히 솔루션이 필요한 곳은 줄폐점하고 있는 본인의 프랜차이즈 점주들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과도한 업무량, 지나치게 높은 물류 가격에 비해 변동 없는 판매 가격, 방송에서 백종원이 강조하는 고객 중심 운영 방식을 이용해 갑질하는 일부 손님들, 창업 비용, 신규 브랜드는 계속 론칭하면서 기존 브랜드는 방치하는 상황 등 각종 문제점을 나열하며 비판했다.

백종원 / 뉴스1
백종원 / 뉴스1

그러면서 "오늘 백종원 동영상 보니 지난 힘들었던 시간에 대한 울분이 밀려와서 혼술하고 긴 글 적었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속은 진짜 후련하다. 맨정신이었으면 더 적나라하게 썼겠지만, 술김에 두서없이 적었다. 이해 부탁드린다. 지금 이 순간 제일 후회되는 건 왜 진작 폐점하지 않았을까. 조금만 더 빨리 업종 변경했으면 이렇게까지 가족들이 힘들지 않아도 됐을 거라는 후회다"라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제가 경험한 것이 100% 맞는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돈 많이 버셨다는 점주님도 분명히 계신다. 백종원 프차하면 꼭 저처럼 된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굳이 높은 창업비용에 저 마진이 맞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셨으면 한다"라며 "저는 업종 변경하고 다시 행복이 찾아왔다. 오늘이 직원 월급날인데 최소한 지금은 '직원 월급 줄 돈 모자라는데 어떻게 줘야 하나'라는 걱정은 안 한다. 그래서 행복하다"라고 마무리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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