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자 275명 전원 사망…21세기 '최악의 항공 사고' 5선

매년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항공 사고가 일어난다. 항공 사고 확률은 700만분의 1에 불과하지만, 사고 한 번이 가져다주는 충격과 파장은 매우 크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기 때문이다. 항공 사고는 항공기 결함부터 조종사 과실, 자연재해, 공중 충돌 등 생각보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21세기 들어 벌어진 대형 항공 사고를 정리해봤다. 인명 피해가 적은 순으로 나열했으며, 테러와 격추 등 고의에 의한 사고는 제외했다.

■ 중화항공 611편 공중분해 추락 사고

2002년 5월 25일 타이완 해협 펑후 제도 부근 상공에서 중화항공 소속 보잉 747-209B 여객기가 공중분해돼 추락한 사고다. 사고기는 이날 오후 3시 7분 타이완 타오위안 국제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 4시 28분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조사 결과 기체 분해는 이날 오후 3시 28분쯤 시작됐다. 이후 3분 만인 오후 3시 31분 해상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225명 전원이 사망했다. 사고 원인은 정비 불량으로 파악됐다.

■ 에어 프랑스 447편 추락 사고

2009년 6월 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국제공항을 이륙해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에어프랑스 소속 A330-200 여객기가 대서양 해상에 추락한 사고다.

블랙박스 분석 결과 조종사 과실이 사고 원인으로 드러났다. 당시 조종은 부기장이 맡았고 기장은 모니터링 역할을 했다. 기장이 휴식 중인 사이 기체가 난기류에 접어들었고, 자동 조종 방식이 수동 조종 방식으로 바뀌었다. 당황한 부기장은 기장을 깨우지 못하고 오조작했다.

결국 여객기는 9144m 고도에서 3분 30초 만에 해상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승객 216명과 승무원 12명 등 탑승자 228명 전원이 사망했다.

■ 말레이시아항공 370편 실종 사건

2014년 3월 8일 오전 12시 41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출발해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던 말레이시아항공 370편 여객기가 베트남 상공에 진입한 뒤 갑자기 기수를 인도양으로 돌렸다. 이후 40분 뒤인 오전 1시 22분 관제탑 레이더망에서 항공기가 사라졌다.

이 사건으로 중국인 154명을 포함해 미국, 프랑스, 캐나다,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대만 등 14개국 국적 승객 227명과 승무원 12명 등 탑승자 239명 전원이 실종됐다.

각국 조사단은 사라진 항공기를 찾으려 3년에 걸쳐 인도양 12만㎢를 샅샅이 훑었다. 미국이 지원한 650만 달러(약 84억 원)를 비롯해 1800억 원 가까운 자금이 투입됐다. 하지만 결정적인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말레이시아 정부는 2017년 1월 수색을 중단하며 진상 파악 포기를 선언했다.

이 사건은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다큐멘터리 'MH370: 비행기 실종 사건'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다큐는 미스터리한 사건 내용과 전문가들 분석, 사건과 관련한 여러 음모론을 소개한다.

■ 아메리칸 항공 587편 추락 사고

2001년 11월 12일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을 출발해 도미니카 공화국 산토도밍고 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아메리칸 항공 소속 에어버스 A300-605R 여객기가 이륙 1분 45초 만에 주택가에 추락한 사고다. 탑승객 260명 전원과 지상에 있던 5명이 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조사 결과 사고기는 부기장의 과실과 항공사의 잘못된 비행 규정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뉴욕 9.11 테러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발생한 대형 참사란 점 때문에 미국 전역에 거센 후폭풍을 몰고 왔다.

■ 이란 일류신 Il-76 추락 사고

2003년 2월 19일 이란 이슬람 혁명 수비대 공군 일류신 Il-76MD가 이란 동남부 케르만에서 35㎞ 떨어진 산악 지대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275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란에서 일어난 항공 사고 중 두 번째로 인명 피해가 많은 사고다. 당시 강한 바람과 짙은 안개가 추락 원인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