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또다시 실력 논란…“K-팝 진지하게 다뤄질 기회를 박탈했다”
2023-04-1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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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 “'블랙핑크' 코첼라 무대는 무엇을 남겼나”
'블랙핑크', 코첼라 페스티벌에 헤드라이너로 무대 장식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가 그룹 '블랙핑크'의 코첼라 헤드라이너 무대를 비판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블랙핑크'가 미국 최대 음악 축제 '코첼라 밴드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 헤드라이너로 무대를 선 것과 관련해 평을 남겼다.
김도헌은 "코첼라 헤드라이너 의미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면 이런 피상적이고 가벼운 접근이 나올 수 없다"며 "'블랙핑크'가 예쁘고 유명한 걸 보여주는 무대여서는 안 됐다. K-팝 최초, 그것도 아시아 여성 그룹으로 미국 페스티벌 헤드라이너 지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에서 뽑아낼 수 있는 서사가 얼마나 많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블랙핑크' 무대와 과거 가수 배드 버니의 무대와 비교하면서 "배드 버니는 25곡 세트리스트에 라틴 음악의 역사 강의부터 고국 푸에르토리코의 열악한 상황을 비추는 보도 기능과 음악가로의 성장 서사를 알차게 눌러 담았다"며 "'블랙핑크'의 무대는 무엇을 남겼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아시안 붐의 상징? 바로 전 차례 그룹 '보이지니어스'가 보여준 여성 연대? 이들의 오늘을 가능케 한 K-팝 시스템?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다"며 "그저 엄청나게 바쁜 와중 스케줄 중 하나를 소화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목적이 단순하니 결국 실력을 논하게 된다. 코첼라 무대에 몸을 던지던 수많은 가수와 비교하면 '블랙핑크'는 절대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를 맡을 수준이 아니었다"며 "후반 가서는 좀 나아졌지만 AR에다 추임새를 넣는 초반 멤버들의 가창력은 끔찍했다. 백댄서들만큼 열정적인 춤을 보여주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단체 곡, 멤버 솔로로 이어지는 구성은 국내 아이돌 콘서트면 족했다. 소셜미디어 업로드용, DVD 출시용 공연이었다. 지난 2019년에 비해 모든 면에서 후퇴했다"며 "'블랙핑크' 코첼라 무대는 순간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었지만 매캐한 연기만 남긴 채 어두운 공간으로 사라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음악인이라면 누구나 꿈꿔보는 영광의 무대를 낭비했다. K-팝은 한 단계 세계 시장에서 진지하게 다뤄질 기회를 놓쳤다"고 덧붙였다.
앞서 '블랙핑크'는 지난 15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코첼라 무대에 헤드라이너로 올라 공연을 마쳤다.
이들은 히트곡 '핑크 베놈'을 비롯해 '킬 디스 러브', '하우 유 라이크 댓', '프리티 새비지' 등 무대를 선보였다.